경찰이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관광버스의 영상 블랙박스가 불에 타 사고 당시 정황을 정확히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1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 감식을 했으나 블랙박스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랙박스는 버스기사 이모(48)씨의 주장대로 타이어 펑크가 나서 버스가 차로를 급변경했는지를 가릴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1차로로 운행하다가 타이어 펑크가 나는 바람에 2차로로 차가 기울어졌고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씨가 앞서 가던 다른 두 버스 사이로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하다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다.
국과수는 사고 버스의 타이어 일부를 수거해 정밀 감식 중이다. 또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 DNA를 채취해 신원을 밝혀낼 계획이다. DNA 결과가 나오는 데는 2~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 오후 10시11분쯤 경부고속도로 부산방면 언양분기점 500m 앞 지점에서 관광버스가 콘크리트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면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 10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한화케미칼의 50∼60대 퇴직자들로 부부 동반으로 중국 장자제 여행 후 돌아오던 길이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