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 전날 밤 씁쓸한 초등학교 풍경…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우겠나"

입력 2016-10-15 00:04 수정 2016-10-16 11:19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가을운동회를 하루 앞둔 한 초등학교의 밤 풍경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운동장 주변을 찍은 사진인데요. 돗자리와 매트가 빼곡합니다. 네티즌들은 “어른들의 욕심이 만든 신풍속도”라며 혀를 찼습니다.

다소 황당한 운동회 전날 밤 광경은 지난 12일 한 유명 커뮤니티에 올라왔는데요. 운동회를 마친 다음날인 14일 베스트글에 오르며 화제가 됐습니다.

글쓴이는 “요즘은 원래 이러나요”라며 사진 여러 장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운동장 주변 등 학교 곳곳에 도배하듯 돗자리와 매트가 곳곳에 깔려있고 자리 주인을 나타내는 표식도 붙어있습니다. 자리가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해 놓은 모습입니다.



무슨 이유에서 돗자리를 깔아놨는지는 게시물에 적혀있지 않지만 네티즌들은 “학부모들이 다음날 열리는 운동회를 보기 위해 좋은 자리를 선점한 것”이라며 어른들의 이기심을 나무랐습니다. 저렇게 자리를 다 맡아놓으면 다른 학부모들은 서있기도 불편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한 네티즌은 “지금 2030세대들 초등학교는 운동장이 넓어서 편하게 쉴 공간이 많았는데 요즘 학교들은 운동장이 좁아 저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으로는 운동장 규모를 그려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근 개교한 도시 초등학교의 운동장이 좁은 건 사실입니다. 100m 달리기를 할 수 없는 곳이 많아 50m로 대체한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니까요. 그래도 자리 선점은 예전에 볼 수 없는 광경입니다. 아이들의 동심이 날개를 펼칠 공간에 어른들의 욕심이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합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