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등골브레이커, 흡연병사 담배값 월 8만원”

입력 2016-10-15 03:17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간사인 이철희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군 장병 흡연 현황>에 따르면 장병 흡연자들은 월 평균 81,000원 가량을 담배 구입비로 지출했다. 이는 2015년 이병 급여(129,400원)의 62%에 달한다. 한 마디로 담배값이 장병들의 등골 브레이커인 셈이다.

전체 장병 중 흡연자 비율은 40.4%인데, 이는 19-20세의 일반 성인남성의 흡연율보다 5%P 높은 수치다. 더 큰 문제는 병사들의 흡연율인데, 병사들의 흡연율은 간부의 흡연율보다 10%P 가량 높은 44.4%였다. 이를 평균 개비수로 환산하면, 입대 전에 하루 7.3개비에서 입대 후 11.8개비로 늘어난 것이 된다. 청년들이 사회에 있을 때보다 군에 있을 때 훨씬 더 많이 담배를 피운다는 얘기다. 흡연의 주된 이유는 “군생활(훈련/작업)로 인한 스트레스” 라고 조사됐다.



담배 때문에 우리 장병, 특히 병사들의 건강이 심대하게 손상되고 있음이 분명한데도 국방부의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방부는 “흡연구역의 수와 흡연자의 수가 대체로 비례한다”며 흡연율 감소를 위한 대책으로 흡연구역 축소 또는 최소화를 제시하고 있다. 담배 피우는 원인을 없애고, 장병들에게 금연을 홍보할 생각은 않고 기계적 대증요법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2015년 군에서 판매된 담배를 통해 확보된 예산은 1000억 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군이 금연정책에 쓰는 예산은 고작 49억으로 전체의 5%도 채 안 된다. 금연정책의 내용도 엉터리다. 하드웨어인 인건비와 시설투자에 들어가는 ‘금연클리닉’ 예산(2016년)은 전년 대비 8억 늘여 24억 원이나 된다. 반면에 정작 예산을 집중 투여해야 할 ‘금연 홍보 및 교육’의 소프트웨어 예산(2016년)은 2015년에 비해 15억 원이나 깎아 고작 7억 원만 배정했다. 홍보하고 교육해야 그 다음에 금연클리닉을 찾을 것 아닌가.

이철희 의원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청춘을 바치는 장병들이 열악한 환경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담배를 더 많이 피우게 되고, 그로 인해 건강을 해치게 되는 현실도 안타깝지만 장병들을 사실상 세수 증대의 수단으로 삼는 군의 태도가 더 개탄스럽다”고 분노했다. 이 이원은 “병사들의 흡연으로 생긴 세금만큼은 병사들의 금연을 위한 활동에 사용하는 등 더 실효성 있는 금연 대책을 하루 속히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이를 위한 입법에도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