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커뮤니티] 요기만 알면 나도야 ‘아재’ 탈출!

입력 2016-10-14 17:24

‘아재’에게도 열광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하나쯤 필요할지 모른다. 스마트폰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젊은 세대는 이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넘나든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이리저리 쏘다닌다. 아재들은 잘 모르지만, 현재 만들어져 있는 커뮤니티 가운데는 10년간 회원 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진 곳이 많다.

‘뽐뿌’는 인터넷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성장한 커뮤니티다. 국내외 세일 정보가 빠르게 공유된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가 슬로건으로 통용된다. 같은 물건을 비싸게 사서 ‘호갱(호구 고객)’ 소리를 듣는 아재들에게 딱이다. 자유게시판도 꽤 유명하다. 셈에 밝은 회원들이 많아서인지 게시판 분위기는 다소 까칠하다. 뽐뿌 휴대전화게시판은 삼성 갤럭시 노트7 폭발 사례가 가장 먼저 올라온 곳이기도 하다.

‘디시인사이드’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다. 1999년 개설돼 그동안 인터넷 문화를 선도해왔다. ‘일베’ ‘메갈’이 이곳에서 분화됐다. 1000개가 넘는 주제별 커뮤니티가 있고 이를 갤러리라고 부른다. 주갤(주식갤러리)과 야갤(한국야구갤러리)이 유명하다. 엽기적인 갤러리도 있지만 식물갤처럼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춘 네티즌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찾는 곳도 있다. 갤러리마다 용어가 생소해 아재들이 정착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중고차 쇼핑몰인 ‘보배드림’은 자동차 관련 소식이 풍부하다. 블랙박스 사고 영상도 빠르게 게시된다. 지난 7월 발생한 강원도 평창 봉평터널 6중 추돌사고의 참상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도 사고 당일 밤에 올라왔을 정도다. 블랙박스 전문가들도 즐비하다. 지난해 1월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크림빵 뺑소니 사건’ 당시 이곳의 ‘능력자’들이 발 벗고 나섰다. 비록 엉뚱한 CCTV 영상을 분석했지만 피해자 유가족은 열정적으로 도와줘 감사한다는 인사를 보배드림에 남겼다.

‘SLR클럽’은 디지털 카메라 커뮤니티다. 카메라 사용 후기나 직접 찍은 사진이 많다. 남성 회원이 많은 편이다. 카메라를 장만하기 전에 들러보면 꽤 도움이 된다. 지난해 ‘여시 사태’ 때 일부 회원들이 빠져나가는 아픔을 겪었다.

야구 커뮤니티 ‘MLB파크’는 자유게시판인 ‘불펜’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많은 회원들이 야구는 물론 각종 스포츠와 정치·사회 관련 현안을 놓고 쉴 새 없이 의견을 나눈다. 남성 위주의 진보성향을 띤다. 손흥민이 골을 넣거나 강정호가 홈런을 쳤다면 ‘불펜’을 가보자. 재미가 두 배로 커질 것이다.

‘루리웹닷컴’은 게임 커뮤니티로 비디오게임을 비롯해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피겨(모형인형) 마니아가 주로 모여 관련된 정보를 공유한다. 게임별 게시판이 따로 있어 게임 정보가 즐비하다.

‘오늘의유머’는 사회 참여적 색채를 보인다. 정치 이슈에 특히 관심이 많다. 진보성향이 뚜렷한데 ‘진보의 온라인 버팀목’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회원의 추천 수에 따라 베스트글을 선정한다. ‘일베’와는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면서 ‘착하고 올바른 청년들’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클리앙’에는 IT 전문가들이 즐비하다. 최신 전자기기 소식이 많다. 자유게시판 격인 ‘모두의공원’이 활발한 편이다. ‘일베’는 극단적 파시즘 성향으로 악명을 떨치는 곳이다. 진보세력이나 여성, 장애인, 호남 등에 혐오를 드러내지만 사회적 통념과 부조리를 깨뜨리는 데 일조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밖에 온라인게임 커뮤니티 ‘와이고수’나 연예 이슈를 빠르게 유통하는 ‘베스티즈’, 해외 네티즌 반응을 번역해 전하는 ‘가생이닷컴’ 등도 있다.

여기에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대형 카페들도 빼놓을 수 없다. 네이버 1위 카페는 ‘중고나라’다. 패션 정보를 공유하는 ‘디젤매니아’, 육아카페인 ‘맘스홀릭’, 미용과 인테리어 카페인 ‘파우더룸’ 등이 높은 페이지뷰를 자랑한다. 다음은 ‘쭉빵카페’ ‘이종격투기’ ‘여성시대’ ‘아이라이크사커’ 등의 카페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 카페들은 이름에 걸맞은 주제로 시작됐지만 현재 다양한 정보를 나누는 동호회 성격이 더 짙어졌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