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향취가 깊어진 연세대... ‘공공미술 전시 프로젝트’

입력 2016-10-14 10:56 수정 2016-10-14 14:24
차 없는 그린캠퍼스로 거듭난 연세대학교 백양로에 야외 조각품 전시가 더해져 예술의 향취가 깊어진다. 오는 17일부터 ‘공공미술 전시 프로젝트’로 한국 추상 조각의 개척가 최만린의 작품 ‘만남’과 동문 설치미술 중진작가들의 조형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백양로가 보행자 중심의 녹지공간으로 재정비된 지 1주년이 되는 시점에 본격적인 야외미술 프로젝트를 선보이게 됐다”면서 “이 기획을 통해 캠퍼스에 예술을 꽃피우고 예술작품을 통해 다양한 감각적 교류를 생성하여 캠퍼스의 미적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연세대학교 상경·경영대학 동창회장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대표이사 회장의 기부로 시작됐다. 창작자의 전시를 후원하고 캠퍼스에 예술적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사재를 출연한 것이다. 서 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현대미술 프로젝트 ‘apmap(amorepacific museum of art project)’을 통해 국내 젊은 건축가와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후원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apmap 참여작가 중 두 팀을 선정해 작품을 제작하고 현장에 설치한다.

 특정 작품의 상설전시가 아니라 일정기간 이후 계속해서 다른 작품으로 교체 전시하여 늘 새로운 전시가 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지원을 약속했다.
 

 다음 달 30일까지 선보이는 첫 전시작은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SoA)의 작품 ‘25계단’과 건축사사무소 오비비에이(OBBA)의 작품 ‘오아시스’다. ‘25계단(사진)’은 높이가 다른 거울 재질의 정방형 기둥 25개로 계단을 만들어 색다른 조형미를 보인다. 예술품으로서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관람객이 오르내리거나 걸터앉아 쉴 수 있는 건축물로서의 편의까지 조화롭게 갖춘 독특한 작품이다.


 ‘오아시스’(사진)는 바람에 하늘거리는 실 커튼이 몸체를 이루는 유연한 건축 파빌리온이다. 실 커튼을 통해 공간에 차단과 개방의 중의적 의미를 부여하는 실험적 작품이다. 
 

 한 몸을 지닌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듯한 형상의 이 조각품 ‘만남’(사진)은 지난 1998년 5월 9일 연세대 69학번 동문들이 25년 만의 재상봉을 기념하며 모교에 기증한 작품이다. 당시 김정수 제이에스앤에프 회장(경영 69학번)을 필두로 69학번 동문들이 십시일반으로 분담금을 모아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었던 조각가 최만린 선생에게 작품을 의뢰한 것이다. 그는 해방 이후 국내에서 미술 교육을 받은 1세대 작가로 한국전쟁 등 불안한 시대의 인간 초상을 형상화하는 등 국내 조각미술계의 거장으로 평가 받는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