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을 정상화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에 반발해 대북 제재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라고 중국 현지 소식통이 관측했다.
중국 랴오닝성의 한 대북 무역업자는 “지난 8월 이후 중국이 대북 원유 수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압록강변에 있는 8·3 저유소에서 원유가 정상적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RFA에 따르면 이 저유소는 중국 단둥에서 약 30㎞ 북쪽에 위치한 유류저장소다. 북한은 1974년 이곳에서 평안북도 피현군 백마화학공장까지 11㎞ 구간에 송유관을 설치하고 원유를 정상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소식통은 “이 송유관이 굳어지지 않으려면 연간 최소 50만t의 원유를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면서 “중국이 대북 제재 결의에 도장을 찍고도 적어도 한 달에 4만t씩 보냈다는 소리”라고 했다.
지난 3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270호는 대북 항공유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에서 받은 원유에서 항공유를 가장 먼저 뽑아 사실상 제재가 효력이 없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그는 “보통 원유를 정제하면 제일 먼저 항공유를 뽑고, 그 다음에 휘발유와 디젤유 순으로 뽑는다”면서 “중국이 원유공급을 하는 줄 뻔히 알면서도 항공유 제공을 문제 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논리”라고 했다.
소식통들은 중국이 원유 수출을 정상화한 건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이후였다고 전했다. 사드 배치에 반발해 중국이 대북 제재를 우회하려는 것이라고 이들은 분석했다.
중국의 또 다른 소식통도 “처음 유엔 제재 결의가 발표됐을 때 중국세관에서 북한으로 넘어가는 물량 검사를 깐깐하게 했는데, 요즘에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면서 “요즘 두 나라를 왕래하는 화물트럭은 제재 이전 수준인 하루 100여대가 넘는다”고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