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대표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가 ‘어촌편 시즌3’로 돌아왔다. 든든한 맏형 이서진(45)과 둘째 에릭(본명 문정혁·37), 막내 윤균상(29)이 섬 생활에 뛰어들었다. 물음표가 찍혔던 이들 조합은 셋이 한 자리에 서는 순간 느낌표로 바뀌었다.
13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 PD는 “첫 촬영을 해보니 세 사람의 케미가 너무너무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그는 “윤균상에게 내가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면서 “드라마를 함께했던 스태프에게 추천을 받아 만나봤는데 정말 생각이 바르고 건강한 친구여서 주저없이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에릭에 대해서는 “워낙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출연 제의를 했을 때 굉장히 망설였다. 그런데 드라마 ‘불새’(MBC·2004) 촬영 당시 이서진이 굉장히 잘 해줬다더라. 더욱이 요리와 낚시에 대해 일가견이 있어 이보다 더 나은 캐스팅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어촌편 합류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는 이서진은 “나영석 PD와 개인적으로도 자주 만나는데 평소에는 일 얘기를 전혀 안한다. 어차피 나한테 통보하고 일한 적도 없지 않나. 무슨 얘기를 들을 거라고 기대도 안 했다. 나중에 기사를 접하고 ‘이 인간이 이런 식으로 넘어가는 구나’ 생각했다”고 농을 쳤다.
에릭은 평소 민물낚시가 취미이지만 바다낚시에는 젬병이었다. 자신 있게 나섰다가 허탕을 쳤다. 결국 요리 담당으로 전환됐다. 근데 알고 보니 수준급의 요리 실력 보유자였다. 평소 스케줄이 없을 때 직접 장을 봐서 요리를 해먹는다고 한다.
이서진이 놀랐을 정도다. 이서진은 “보통 남자들이 아무리 요리를 한다고 해도 먹어보면 뻔하다. (옥)택연이한테도 많이 속았다. 이번에도 기대를 안했었는데 (문)정혁이 요리는 놀라웠다. 전부 TV 방송을 보고 배웠다더라. 교육방송만 보고 좋은 대학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윤균상도 “정혁이 형이 요리를 너무 잘해서 밥을 너무 맛있게 먹었다”며 “바지락을 넣어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어줬는데 어디 가서 사먹는 것보다 맛있더라. 정혁이 형한테 반했다”고 얘기했다. 에릭은 “뜬금없이 사랑고백을 하느냐”며 쑥스러워했다.
그룹 신화 멤버이기도 한 에릭에게 단독 예능 고정 출연은 처음이다. 에릭은 “두려움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멤버들에게 ‘삼시세끼’ 제안을 받았다고 했더니 ‘무조건 나가야 한다. 네가 나가야 우리도 나가지 않겠느냐’고 하더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균상은 궂은일을 도맡아했다. 시골 생활의 맹점인 장작 패기와 불 지피기를 담당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도끼질을 했다. 최선을 다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서 칭찬도 많이 받았다. 제 숨겨진 재능을 찾을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첫 예능 촬영이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는 윤균상은 “별달리 힘든 건 없었는데 장작이 젖어있어 불을 붙이는 데 애 먹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막내답게 형들 말 잘 듣고 잘 따르며 밥 잘 먹고 있다”고 웃었다.
이서진은 지난 9일 열린 tvN10 어워즈에서 ‘삼시세끼’로 예능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생각지도 못한 상을 받아서 놀라웠다”면서도 “상을 받았다고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다. 나영석 PD와도 그날부로 다 잊자고 얘기했다. 그래서 새 시즌에 대해서도 큰 부담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오는 14일 오후 9시15분 첫 방송되는 ‘삼시세끼-어촌편3’에서는 득량도를 배경으로 세 남자의 어촌 적응기가 펼쳐진다. 삼시세끼의 터줏대감 이서진은 배 운전 면허증 취득에 도전한다. 신참 에릭은 숨은 요리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윤균상은 넘치는 체력과 의욕을 불태운다.
이들의 새 보금자리에는 냉장고와 가스레인지조차 없다. 초심으로 돌아가 야생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서진은 “그동안 차승원씨 요리 실력에 밀려 저희가 많이 홀대를 받았다”면서 “차승원씨에 버금갈만한 요리사를 구했다. 그 요리사 옆에 머슴이 있다. 이번에는 자신 있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