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리스크 지켜 본 日, “재벌 위주 한국, 투자위험 커”

입력 2016-10-14 07:00

한일 양국이 신흥국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 재계는 그리 반기지 않는 눈치다.
교도통신은 12일 양국의 대표적 경제단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경제단체연합회가 내년 1월 서울에서 신흥국 공동 투자 방향을 논의하기로 한 반면 일반 기업들은 신중한 반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재계는 우리나라와 공동 투자에 조심스러운 이유로 재벌 위주의 경제 구조를 꼽았다. 대기업의 예상치 못한 경영 리스크는 한국의 사회·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성장이 부진한 점도 마이너스 요소로 지목됐다. 우리나라는 완성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이 부품제조 계열사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의 기술적 발전이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을 대량 리콜하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일본 재계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도 재벌의 오너십이 회사 경영에 미치는 악영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이 때문에 양국 간 경제적 연대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양국은 전략적으로 서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은 내수침체를 극복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심각한 수출 부진을 겪은 우리나라도 중국에 지나치게 쏠린 수출 비중을 일본으로 분산한다는 구상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