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13일에도 여야는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두 재단 관련 의혹과 청와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공세를 확대했다. 여당 의원들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라며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을 ‘최순실 게이트’라고 지칭하며 최씨와 차은택 CF 감독,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핵심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이 3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이 설립됐다는 건 추정 단계 넘어서 명백한 사실에 근접했다”며 “(이들이) 위세를 이용하거나, 청와대 위세를 빌어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으로부터 800여억원을 강제출연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감에 참석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이 고발하거나 구속된 사람이 있느냐”고 물은 뒤 “현 정권과 알고 지내고 친분·교류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거나 연루·관여된 것으로 명예훼손하는 것은 우리가 신경 써야 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민주 도종환 의원은 자신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도종환 의원”이라고 밝힌 뒤 “장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만 하지 말고 언론을 통해 공개된 문화인 700인 등 9474명에 대한 블랙리스트 문건을 오늘 중 제출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받았다”며 답했다.
여야 간 신경전이 고조된 가운데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질의 도중 더민주 유은혜 의원을 향해 “왜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유 의원은 “이는 명백한 성희롱 발언”이라며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심재권 위원장(더민주)이 개회사를 통해 지난해 한·일 위안부 협상과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자 여당 의원들이 반발, 전원 퇴장하면서 오전 중에 국감이 정회되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