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7의 교환과 환불이 시작된 13일, 이동통신사 판매점들마다 분주한 모습이었다. 판매점 직원들은 삼성전자가 노트7 판매 중지와 단종을 발표한 이후 하루에도 수십건씩 문의전화가 걸려온다고 전했다. 다만 노트7 교환 일정이 연말까지인 만큼 당장 노트7을 바꾸겠다는 반응은 많지 않아 당분간 교환 고객이 몰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교환 물량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스마트폰으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SK텔레콤 판매점 직원은 “지금까지 20~30명 정도 문의가 들어왔는데 이중 절반은 갤럭시 S7으로 바꾸겠다고 했다”며 “안드로이드 폰을 쓰는 고객 대부분이 아이폰으로 옮기기를 원치 않아 소수의 고객만 아이폰7을 기다리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해외에 나갈 일이 있는 고객 등이 급하게 교환 일정을 묻고 있다. 교환 첫 날에는 10여명이 노트7을 교환해 갔다”며 “S7이나 V20 등 주요 스마트폰 재고는 충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노트7 교환을 위해 KT 매장을 찾은 윤현권(39)씨는 “노트7 리콜 이후 ‘괜찮겠지’란 생각에 일주일 전쯤 노트7을 샀는데 갑자기 단종되면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왕 바꾸는 거 빨리 바꾸자는 생각에 출근을 미루고 바로 판매점으로 왔다”고 말했다. V20으로 교환을 결정한 윤씨는 “노트2를 쓰다가 오랜만에 최신폰으로 바꿨는데 노트5로 바꾸기는 좀 꺼려졌다. 삼성폰은 당분간 불안해서 못 살 것 같다”고 했다.
당장 교환을 하지 않거나 그대로 노트7을 쓰겠다는 사용자도 적지 않다. 직장인 황모(32)씨는 “항상 노트 시리즈를 써 왔는데 지금 바꾸자니 마땅한 대체품이 없다”며 “불안하긴 하지만 이만한 스마트폰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종로직영점 관계자는 “문의 전화는 많이 오는데 대부분 연말까지 기다리겠다는 반응이다. 당장 바꾸겠다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IT 매체 샘모바일이 실시한 ‘다른 갤럭시 노트 스마트폰이 출시된다면 구매할 것인가’라는 설문조사에는 7600여명 중 91%인 6900여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이중 26%는 “구매는 하겠지만 다른 이슈가 생기는지 몇 주 더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또 다른 IT 매체 씨넷(Cnet)은 일부 충성 고객들이 노트7을 그대로 이용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씨넷은 “일부 팬들은 노트7이 폭발할 가능성이 아주 드물다고 생각한다”며 “삼성 팬들은 여전히 노트7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승인을 받아 교환된 노트7까지 리콜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은 1차 리콜 때 교환된 물량을 포함해 총 190만대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