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13일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스스로 경제 철학 부재를 고백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야권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해체를 외치고 있는 와중에 삼성·현대·SK·LG 등 4대 기업 경제연구소장과 간담회를 연 문 전 대표를 공개 비난한 것이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더민주 의원들은 권력에 수백억 원을 기부하면서도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는 눈감은 대기업의 문제를 지적하고 건강한 경제 질서를 만들기 위해 국회에서 싸우고 있다”며 “그 대기업들과 간담회를 갖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미 문 전 대표의 경제 개혁은 시작도 전에 끝을 보인 것”이라고 혹평했다.
비판은 참여정부 시절로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박 의원은 “‘삼성공화국’은 대통령 당선자 책상 위에서 시작됐다”며 “책상 위에 놓인 것은 정권 인수위가 만든 정책 백서가 아니라 삼성경제연구소가 만든 정책집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의 제목은 ‘변하지 않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 측근’이었다. 박 의원은 재벌개혁론자로 당내선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대기업 경제연구소장들과의 간담회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가세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