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글을 실어 재학생들의 비난을 받았던 경북대학교 교지가 재평가받고 있다. 겉으론 찬양하는 듯 보이지만 의미를 되새겨보면 조롱에 가깝기 때문이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와 루리웹에는 ‘경북대학교 교지 클라스’ 또는 ‘전설의 경북대학교 교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교지 안에 실린 ‘외면 받은 이 시대의 영웅 박정희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기사와 사진이 담겨 있다.
기행문 형식으로 작성된 기사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어린시절 부모님과 역사 선생님으로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배웠으나 대학에 들어온 후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며 찬양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진정한 모습을 알기 위해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로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지 100주년을 맞아 기념공원과 뮤지컬 제작 계획이 우상화 논란에 휩싸여 난항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5번 연속으로 자신을 희생해가며 대통령직을 수행한 업적을 고려하면 논란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신이 아니라면 어떻게 5번 연속 대통령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가장 유명한 말인 ‘祖國(조국)과 民族(민족) 내 一生(일생)을 爲(위)하여’라는 말을 몸소 시행한 분”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이번 기념관과 함께 올바른 주목을 받기 바란다”는 소신을 밝혔다.
민족중홍관을 둘러본 뒤 나가면서 기념품관에 들러 기념 티셔츠를 구매했다는 글쓴이는 앞에 할아버지가 박 전 대통령의 액자를 구매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판매원에게 물어보니 많은 분들이 박 전 대통령 부부 액자를 사간다고 했다며 “부부의 액자가 벽에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이북에서 자주 봤던 정이 느껴졌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경북대 교지에서 박 전 대통령 찬양글을 게재했다가 재학생들의 공분을 샀다”며 “그러나 알고 보니 거기에는 4개의 함정이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알고 보면 비꼬는 내용이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이 교지가 언제 발행된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아 진위파악이 어렵다. 이 게시물은 삽시간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네티즌들은 “돌려까기의 진수다” “대단한 작품이다” “촌철살인의 교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