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회장 이윤성)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사장 박기환)은 제26회 올해의 분쉬의학상 본상 수상자로 박경수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박경수 교수는 한국인 당뇨병의 분자유전학적 병인 연구에 매진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경수 교수는 한국인 정상내당능인 사람들을 10년 이상 장기간 추적 관찰하며 한국인 당뇨병 환자들이 서구인과 달리 발병 전에 이미 인슐린 분비능력을 현저히 잃게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또 발병 과정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인슐린 분비량이 보상적으로 올라가지 않는 것이 당뇨에 걸리는 주된 원인이라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임상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랜싯 당뇨병과 내분비학 2016’(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2016)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 교수는 또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보건복지부 지정 ‘당뇨 및 내분비질환 유전체연구센터’의 센터장을 맡아 한국인 당뇨병의 유전적 변이들을 찾아내기도 했다. 이 연구결과 역시 ‘네이처’(Nature),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 ‘미국 인류 유전학, 당뇨 저널’(Am J Human Genetics, Diabetes) 등 유수의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박 교수튼 이 외에도 골수세포를 이용하여 인슐린 분비세포로 분화시키는 새로운 방법(ACS nano 2015), 췌도이식 효율을 높이는 방법(Diabetes 2012, Cell Transplantation 2014), 췌도사멸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PLOS One 2015, Am J Physiol Endocrinol Metab 2011 등) 등 췌장베타세포의 기능과 양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 교수가 현재까지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수는 280여 편이다. 대한의학회측은 "박 교수의 연구가 향후 맞춤의학, 정밀의학시대에 한국인 당뇨병 발병 예측과 새 치료법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한국인 당뇨병 환자들의 임상적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 진행해온 연구로 국내 최고 권위의 분쉬의학상 본상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인 당뇨병 연구에 매진해 국가 보건 시스템 구축에 이바지하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연구는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의 원인을 새롭게 이해하고 혁신적 약물 치료법 개발의 발판을 마련한 기념비적 보고란 평가를 받으며 의과학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쳐 메디신 (Nature Medicine)’ 2015년 4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분쉬의학상은 조선 고종의 주치의이자 국내 최초 독일인 의사인 '리하르트 분쉬(Richard Wunsch)' 박사의 이름을 빌어, 한국 의학계의 학술발전을 도모하고 의학 분야에서 한국과 독일의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 1990년 제정됐다.
객관적이고 엄격한 심사기준을 통해 국내 의학 발전에 주목할 만한 연구 업적을 남긴 의학자들을 선정, 시상하고 있으며, 한국 의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받고 싶은 의학상으로 인식되며 올해 26회를 맞이했다.
의학 발전에 기여한 연구 업적을 가진 의학자에게는 ‘분쉬의학상 본상’이, 학술적으로 가치와 공헌도가 인정되는 우수논문을 발표한 소장 의학자에게는 ‘젊은의학자상’이 수여된다. 본상 1명에게는 5000만원의 상금이, 기초계와 임상계 총 2인의 젊은의학자상 수상자에는 각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