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전 공무원이 비상근무 중인 울산시 울주군에서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이 세금으로 해외연수길에 올라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울산 울주군과 울주군시설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공단 A본부장과 공단 소속 직원(무기계약직 포함) 13명 등 총 14명의 직원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들의 여행경비는 총 2000만원이 투입됐다.
공단 측은 일본 선진도시들의 복지·스포츠 시설의 관리·운영 실태를 견학하고 직원간 소통을 위해 이번 연수단을 꾸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수 일정은 대부분 유명 관광지 견학으로 채워졌다. 3박4일간의 일정 중 본래 연수목적인 시설 견학은 3곳 뿐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오다이바, 신주쿠, 하코네, 닛코, 요코하마 등 도쿄 일대의 유명 관광지 방문이다.
해외 선진지 견학을 내세운 사실상의 외유인 셈이다.
문제는 울주군시설관리공단이 해외연수에 진행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시기임에도 이를 강행했다는 점이다.
울주군 전역이 태풍 ‘차바'로 인해 엄청난 수해를 입어 주민과 공무원, 군인은 물론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까지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는 비상상황인데도 태연히 외유에 나선 것이다.
울산시와 각 구·군은 지난 5일 태풍 내습으로 인한 물난리 이후 모든 축제와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했으며, 울주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상태다.
공단 측은 이번 직원 해외연수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점은 시인하면서도 위약금 문제 등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해외연수는 3개월 전부터 계획된 일정이었고, 취소할 경우 전체 항공료와 숙박비의 85%인 1500만원을 정도를 위약금으로 물어줘야 했기 때문에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태풍 피해현장에 나와 복구를 거들어도 시원찮은 마당에 준공무원인 지방공기업 직원들이 주민들의 아픔을 외면한 채 단체 해외 여행에 나선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울주군은 해외연수 경위와 사실관계 등을 조사하는 등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울주군시설공단 물난리에 해외 외유성 연수 떠나 '빈축'
입력 2016-10-13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