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1차전’ 염경엽 감독의 깜짝 승부수 통할까

입력 2016-10-13 06:00
스캇 맥그레거. 뉴시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깜짝 승부수를 뒀다. 선발투수로 스캇 맥그레거(30·넥센)를 낙점한 것이다.

염 감독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맥그레거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넥센은 13일 LG 트윈스와 1차전 경기를 갖는다. 

당초 넥센의 1차전 선발투수는 앤디 벤헤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밴 헤켄은 일본프로야구에서 활동하다 올해 한국 무대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정규리그 12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활약했던 그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염 감독은 맥그레거를 택했다. “앤디 밴헤켄은 나이가 있어서 대우 차원에서 2차전에 기용하기로 했다”고 맥그레거를 선발투수로 정한 이유도 언급했다. 

이같은 결정에는 염 감독의 치밀한 ‘계산’이 숨어있다. 준플레이오프가 장기화될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준플레이오프 일정을 고려해 밴헤켄의 등판일정과 체력까지 계산했다. 

밴헤켄이 2차전에 등판하면 5차전에 나설 수 있다. 4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전력투구를 할 수 있다. 만약 그 전에 시리즈가 끝나도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카드로 밴헤켄을 꺼낼 수 있다.

이제 남은 관건은 맥그레거가 1차전에서 얼마 만큼의 활약을 하느냐다. 맥그레거 역시 올 시즌 중반 한국 무대를 밟았다. 정규리그 14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했다. 밴헤켄이나 15승 7패를 달성한 신재영에 비하면 성적에서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LG와의 정규시즌 한차례 맞대결에서는 6이닝 6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패전의 멍에를 썼다. 다만 고척스카이돔에서 4승1패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에서 그의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 시속 150㎞대의 빠른 공과 커터를 보유한 맥그레거가 5~6이닝 이상 LG 타선을 봉쇄해준다면 넥센으로선 더할 나위가 없다. 넥센에는 정규리그 홀드왕과 세이브왕을 차지한 ‘필승 듀오’ 이보근과 김세현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LG 양상문 감독은 헨리 소사를 선발로 택했다. 데이비드 허프와 류제국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각각 한차례씩 선발 등판했다. 우규민과 봉중근이 있지만 강속구를 보유한 소사에게 기대를 걸었다. 소사의 정규리그 성적은 10승 9패 평균자책점 5.16이다. 넥센전 4경기에서 1승을 거둔 바 있다.

LG로선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소사의 호투를 바탕으로 와일드카드전에서 승리한 기세를 이어가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또 LG는 정규시즌 넥센과의 맞대결 전적에서도 10승 6패로 앞섰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