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서 담배로… 두테르테 대통령, 필리핀 모든 곳에서 금연

입력 2016-10-13 00:15 수정 2016-10-13 09:19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마약에 이어 공공장소 흡연 전면 금지에 팔을 걷어붙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달 안에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에릭 타야그 필리핀 보건부 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공공장소 흡연뿐 아니라 담배광고 금지, 담배갑 경고 이미지 삽입이 행정명령에 담길 것”이라면서 “금연 캠페인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02년 다바오시장으로 일할 때도 시내 공공장소 흡연을 전면 금지했다.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외국인 관광객에게 강제로 담배꽁초를 먹인 일도 있었다.

필리핀은 현재 정부 건물, 병원, 학교, 대중교통 안에서의 흡연을 금지하고 술집, 나이트클럽에는 별도의 흡연공간을 마련토록 하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실외에서의 흡연까지 규제하는 안이다.

건물 출입구에서 최소 10m 이상 떨어진 흡연공간이나 건물 뒷편 등 사람이 없는 곳이 아니면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다. 전자담배와 파이프까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바오시장일 때 실시한 마약금지 정책을 대통령 당선 이후 전국으로 확대해 지난 4개월간 마약사범 약 3600명이 숨졌다. 당시 다바오에서는 불꽃놀이와 폭죽까지 금지했기 때문에 필리핀에선 2017년 새해 폭죽놀이도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NYT는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