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욕설에 폭행 등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수난사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입주민들의 몰지각한 행태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커피를 경비원들에게 마시라고 주고 갔다는 내용입니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간 치약을 경비원들에게 선물했다는 강남 어느 아파트 주민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공개된 글에는 “아파트 관리실인데요. 한 주민이 고맙다고 주신 걸 받아보니 유통기한이 다 지난 것만 있다. 우리도 배 아프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먹으면 경비원도 사람이니 탈이 날 수 있다고 항변한 것입니다.
글쓴이는 글과 사진도 여러장 올렸는데요. 입주민이 준 베트남 커피의 생산일자와 유통기한이 적힌 날짜를 클로즈업해 찍었습니다. 베트남의 유통기한 약자인 HSD(Han Su Dung)가 하나는 2013년 5월1일 다른 하나는 2016년 3월3일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올해 3월3일인 커피는 어느정도 선의로 생각할 수 있지만 3년이나 지난 제품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게시물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김을 선물로 받은 경비원들의 사연도 있습니다. 이들은 말없이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주민이 건넨 김을 의미심장한 내용의 편지와 함께 되돌려줬습니다.
공개된 편지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000호 사모님께
사모님 김을 주실려면 날짜를 보고 주세요.
2016년 2월, 2016년 4월까지 5개월 3개를 날짜 지난 것을 주시면...
경비원을 어떻게 보세요.
사모님 많이 잡수세요. 경비원하고 있으니 사람으로 보지 않으시는군요.
다시 보겠습니다.
주민들이 경비원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안기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살균제 치약도 유통기한이 지난 것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는 “대한민국 쓰레기통”이라는 제목으로 경비원들은 폐기해야 할 식품을 처리하는 쓰레기통이 아니라고 호소하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성토를 쏟아냈습니다. 한 네티즌은 “아파트 단지에 알바하러 갔는데 주민이 유통기한이 3일이나 지난 빵을 줘서 무척 황당했다”고 경험담을 적었습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