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 “한국 정부 미쳤나… ‘약자’ 중국어민 공격하면 대가 치를 것”

입력 2016-10-12 15:19
중국 환구시보의 ‘중국 어선 포격 허용, 한국 정부 미쳤나’라는 제목의 사설. 환구망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에 환구시보가 ‘민족주의 집단주의 발작’ 운운하며 적반하장격 비난에 나섰다.
 환구시보는 12일 ‘중국 어선 포격 허용, 한국 정부 미쳤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 여론이 흥분해서 날뛰자 한국 정부가 중국 어선에 함포 사격까지 허락했다”면서 “이는 국가 전체의 민족주의 집단발작”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또 “한국 해경은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해상법 집행 부대”라며 자국 어민을 ‘사회 약자계층’이라고 감쌌다. 사설은 “어민 일부는 법치 관념이 희박해 아내나 자식에게 고기 몇 마리 팔아 남긴 돈을 더 가져다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가혹한 처벌에 중국 어민이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논리다.

 대가 운운하며 경고도 했다. 사설은 “함포사격 허용은 한·중 어업분쟁을 정치적 충돌로 비화시키는 것”이라며 “한국이 얼마나 커다란 대가를 치를지 한국 정부 관료는 생각 해봤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한·중 신뢰가 약해져 사소한 마찰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오해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7일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이 침몰하자 9일 주한 중국대사관 총영사와 11일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한국 정부는 이어 불법조업 단속에 폭력적으로 저항하는 중국 어선에 함포 사격을 허용키로 했다. 중국 외교부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문제를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