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관 이어 터키산 과일 금수 해제

입력 2016-10-12 11:03 수정 2016-10-12 16:0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WEC)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전 세계가 ‘과일 외교’에 한창이다. 바나나에 이어 이번엔 살구와 복숭아다. 서방에 맞서 터키와 새로운 밀월 관계를 구축한 러시아가 터키산 과일 수입제한을 완화키로 했다.

11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터키의 주요 수출품인 살구, 복숭아, 감귤의 수입제한을 풀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터키 전투기가 시리아 국경에서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한 뒤 러시아는 터키 농산품 수입을 금지했다.

세계에너지총회(WEC) 참석하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러시아 남부와 터키 서부 키이코이 지역을 잇는 1100㎞의 가스관 ‘터키스트림’을 흑해 해저에 건설키로 합의했다.

여기에 과일 수입제한 조치까지 완화되면서 서방과 갈등을 겪는 터키·러시아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일 외교’는 이 뿐만이 아니다. 전날 중국 정부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바나나 등 필리핀산 과일 수입제한 조치를 4년 만에 해제하기로 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분쟁도서 영유권을 둘러싸고 필리핀과 갈등을 빚던 2012년 검역을 강화하면서 바나나, 파인애플, 파파야 등 필리핀산 과일 수입을 사실상 금지했다.

지난 6월 말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보이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