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또 외모 리즈? 최후의 발악 아닐까”… 말말말

입력 2016-10-12 00:18 수정 2016-10-12 00:25

놀라지 마시라. 역대 가장 순수한 배우 강동원(35)의 얼굴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영화 ‘가려진 시간’을 기다릴 이유, 이로써 충분하지 않은가.

‘가려진 시간’은 의문의 실종사건 이후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과 그를 유일하게 믿어준 소녀 수린(신은수)의 이야기다. 강동원이 어른의 몸을 한 13세 소년 성민을 연기했다. 엄태화 감독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가 강동원이었다. 성인이면서도 아이의 느낌을 가진 그에게 딱 맞는 배역이라는 생각에서다.

신예 신은수(14)의 발견도 탁월했다. 오디션에 지원한 300명 가운데 연기 경력이 전무한 신은수가 전격 발탁됐다. 캐스팅 이유에 대해 엄태화 감독은 “얼굴이 예쁘면서도 그 안에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본인을 꾸미려고 하지 않은 점이 제일 좋았다. 게다가 성격이 솔직하고 대범했다”고 설명했다.

강동원과 신은수는 무려 스물한 살 차이가 난다. 그동안 호흡을 맞춘 여배우 중 최연소다. 11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진행된 ‘가려진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강동원은 “(연기할 때는) 그냥 비슷한 또래 같았다”며 아이처럼 웃었다.

이 남자, 진정 순수하지 않은가. 그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늘 리즈시절? 최후의 발악이 아닐까요.”
-‘가려진 시간’ 스틸컷을 보던 진행자 박경림이 “강동원씨(의 외모)는 늘 리즈시절(전성기)인 것 같다”고 하자 그가 껄껄 웃으며 한 말. 강동원은 “어린 아이 같은 눈빛과 대사 톤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데 정말) 사진이 잘 나왔다. 저 날 찍은 사진이 다 잘 나왔다”고 했다.

#“꽃거지?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어요.”
-앞서 공개된 스틸컷을 소개한 기사에 ‘꽃거지’라는 제목과 ‘이런 꽃거지라면 내가 갖겠다’는 댓글이 달렸다는 박경림의 얘기에 강동원이 “저도 그거 봤다”며 한 말.

#“전작에서 사기꾼이었는데. 하하.”
-‘이 영화는 믿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한 엄태화 감독에게 박경림이 ‘강동원씨가 믿음의 눈을 가졌다’고 하자 그가 머쓱해하며 한 말. 전작 ‘검사외전’에서 강동원은 전과 9범의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 역을 맡았다.


#“아이~ 상관없어요. 추우면 추운 거죠.”
-‘가려진 시간’은 여름 배경의 영화인데 실제 촬영은 겨울에 진행됐다. 대부분 얇은 옷차림이었고, 물에 빠지는 신도 있었으며, 바닷가 촬영이 많아 추웠다는 강동원에게 박경림이 ‘그래도 어린 신은수양 앞에서 추운 티를 내기 민망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가 한 말.

#“나한테는 오빠라고 안 부르던데….”
-깍듯하게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어려워하는 신은수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편하게 불러라. 오빠라고 하라’고 했으나 끝내 그렇게 못 부르더라며 강동원이 한 말. 매니저에게만 오빠라고 하더라며 섭섭해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순수함이란, 타협하지 않는 것.”
-‘강동원이 생각하는 순수함이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골똘히 생각한 뒤 내놓은 그의 대답. 강동원은 “나이가 들며 때로는 타협해야 될 때가 오지 않나. 그런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어릴 때 배운 ‘정의’를 기준으로 삼는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순수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