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총장 김용학)는 설립자 언더우드 선교사(1859~1916)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총장공관 영빈관에서 ‘언더우드 유물 기증식 및 언더우드 가족 환영만찬’을 개최했다.고종황제가 언더우드 선교사에게 하사한 ‘사인참사검’을 언더우드의 손자 원득한 박사가 김용학 총장에게 기증한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원득한 박사를 비롯해 언더우드의 증손자인 원한석 연세대 이사와 원한광 박사, 언더우드의 손자 고 원일한 박사의 부인인 원성희 여사 등 언더우드의 후손 20여명, 언더우드선교상 수상자인 선교사 가정 부부, 언더우드 관련기관 대표, 연세대언더우드기념사업회 회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원득한 박사는 기증식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할아버지(언더우드)가 고종에게 받은 칼을 큰할아버지 존 티 언더우드(1857~1937)에게 보냈는데 그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 때에도 유실되지 않고 보관할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큰할아버지가 미국에 돌아온 할아버지에게 칼을 돌려주셨고 할아버지가 저에게 잘 보관하라고 당부하셔서 지금까지 보관해왔다”면서 “미국인보다 한국인이 이 유물의 가치를 잘 알 것 같아 최근 연세대에 기증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원 박사는 언더우드 선교사의 외아들인 원한경 박사의 사남으로 서울외국인학교 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용학 총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6월 총장 취임 후 오늘처럼 언더우드의 가족을 이렇게 많이 본 적이 없었다”며 “연세대에 몸을 담고 있는 동안 이런 날을 상상조차 못했는데 주님의 큰 은총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언더우드 가족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장기간 해외 오지에서 복음을 전하신 선교사님 가족들도 환영한다. 앞으로 선교에 커다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언더우드가 대표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 원한광 박사는 “언더우드 선교사는 연세대를 사랑하셨고 그 사랑의 씨앗이 계속 연세대와 언더우드가에 전해지고 있다”면서 “언더우드를 기억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해주시고 후손들을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중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인참사검은 조선 왕실에서 재앙을 막고 왕실의 안녕과 군신 간의 도리를 이뤄 태평성대를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많은 사인참사검이 공신에게 내리는 하사용으로 쓰였으며 신하들은 이를 수신과 벽사의 수단으로 간직했다.
언더우드의 사인참사검은 12일부터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언더우드 서거 100주년 기념전시회’에 전시돼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언더우드 가문에서 만든 초기의 타자기 20점, 언더우드 초상화 등 15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연세대는 내일 오후 ‘언더우드 서거 100주년 기념 및 제16회 언더우드선교상 시상식’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갖는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