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29] “너는 지옥에 갈 거야” 프란치스코 교황 곱씹어야

입력 2016-10-12 00:01 수정 2016-10-12 00:01
AP뉴시스

"모든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는 가톨릭 교회에 의해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랜스젠더와 동성애자들은 가톨릭 교회에서 환영받아야 한다(welcomed)"고 언급한 내용을 보도했다.

 그는 예수는 결코 트랜스젠더를 외면하지 않았을 것이며 자신이 사제, 주교 그리고 지금은 교황으로서 동성애자들을 위해 사역해왔음을 밝혔다.

 “한 사람이 예수께로 왔을 때, 예수는 결코 ‘너는 동성애자이니 떠나가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 환영 받고 교제와 이해, 통합돼야 한다. 예수는 이렇게 하실 것이다”라고 교황은 말했다.

 그러나 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을 가르치는 학교에서의 수용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는 자신은 가톨릭 교회에서 사역하는 기간 동안 동성애자를 위해 일했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들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이런 사람이(동성애자로) 예수 앞에 나왔을 때 예수는 ‘너는 동성애자이니 가라’라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프란치스코는 스페인 트랜스젠더 남자 이야기를 회상했다. 여자에서 남자로 성전환한 뒤 여자와 결혼을 한 남자가 그가 성전환을 한 사실을 편지를 통해 밝혔을 때 “나는 그들을 받아주었고, 그들은 행복해했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 사람이 성전환을 하는 동안 그와 함께 한 주교를 칭송했다. 반대로 길에서 이 사람을 만나자 “너는 지옥에 갈 거야('You'll go to hell)”라고 소리친 남자의 담당 교구 사제를 비난했다.

 교황은 가톨릭이 트랜스젠더를 '윤리적 문제'로 삼고 있는 걸 인정했다. 그는 "이는 인간의 문제이며, 최대한 해결돼야만 한다. 그러나 항상 진리안에서 하나님의 자비와 함께"라고 말했다.

 교황은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교황이 트랜스젠더(사람들)를 축복한다고는 쓰지 말아주세요. 부탁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와 같은 언급은 그동안 동성애 문제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오던 가톨릭 교회를 변화시키려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레위기 20:13)란 하나님의 말씀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는 교황은 "너는 지옥에 가게 될 거야"란 말을 곱씹어봐야하지 않을까.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