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에 있는 한 서점이 최근 새로운 시도로 화제가 됐다.
일본 위드뉴스는 직원이 직접 만든 북커버로 책 제목, 저자, 출판사를 가린 비밀의 책 ‘문고X’가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문고X 아이디어는 사와야서점 직원 나가에 다카시(33)가 냈다. 그는 지난해 9월 입사한 신입이다. 나가에는 어느 날 소설책을 읽다가 깊은 감명을 받고 손님에게도 권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랐다. 일단 그는 손님이 선입관에 얽매이지 않고 책을 고르도록 하고 싶었다. 나가에는 “평범하게 가판대에서 팔면 손님이 살 것 같지 않아 책 이름을 가리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곧바로 행동에 착수했다. 동료에게 북커버에 글을 써달라고 부탁하고, 이를 복사기로 복사해 손으로 재단하고 붙였다. 북커버에는 “죄송합니다. 이 책을 어떻게 권하면 좋을지 몰라 제목을 숨기고 팔기로 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그렇게 문고X가 탄생했다.
문고X는 예상치 못한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지방의 한 서점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는 SNS로 확산되면서 30개도, 200개 이상 부현의 서점마다 퍼졌다. 문고X는 5만부가 넘었다.
문고X의 장점은 세금을 포함해 810엔(약 8700원)의 저렴한 가격, 쉽게 읽히는 논픽션이라는 점, 500쪽 이상의 장편인 점이다. 영수증에도 책 제목이 표시되지 않아 기대감을 만끽할 수 있다. 이미 갖고 있는 책이면 환불도 가능하다.
지난 7월 21일부터 문고X를 판 사와야서점에서는 2개월 동안 1600권을 팔았다. 일반적으로 매출 실적이 높은 서점이 월 200권을 판매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