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지난달 12일 강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다. 주민들은 여진으로 인한 지진 트라우마와 관광객 급감으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는 등 ‘지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규모 5.1, 5.8 강진 발생 후 지금까지 여진 횟수는 470여회다. 지난 10일 밤 10시59분에도 경주에서 규모 3.3 여진이 발생해 경주는 물론 인근 지역까지 다시 지진 공포를 느껴야 했다. 현재까지 규모 4.0∼5.0 미만 여진이 2회, 규모 3.0∼4.0 미만이 17회 발생했고 나머지는 모두 규모 1.5∼3.0 미만 여진이다.
주민들은 매번 진동이 감지될 때마다 집밖으로 뛰쳐나오는 일을 되풀이했다. 경주 내남면 부지2리 박종헌(61) 이장은 “처음보다는 나아졌지만 주민들이 지진 트라우마를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 복구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경주 등 6개 시·도 17개 시·군·구에 지진 피해 복구비용 145억14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주는 이 중 128억200만원을 지원받는다.
앞서 경주에서는 5178건의 지진 피해(사유·공공시설) 신고가 접수됐고 피해 금액은 92억8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경주의 경우 방수 천막을 덮는 등의 응급복구는 모두 완료됐지만 균열 보수 등 실제 복구는 이제 시작 단계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태풍으로 추가 피해도 발생했다.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경주를 찾은 관광객은 5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7만명에 비해 47%나 감소했다. 경주 수학여행을 계획 중이었던 전국 271개 초·중·고교 대부분이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경주=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