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을 재위한 태국의 푸미폰 아둔야뎃(88) 국왕의 건강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영국 BBC방송이 10일 보도했다. 특히 왕실에서 직접 이런 사실을 밝혀 위독한 상태가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BBC에 따르면 왕실은 일요일인 9일 밤 성명을 통해 푸미폰 국왕의 혈압이 떨어져 혈액투석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특히 국왕이 건강 상태를 고려해 공무를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미폰 국왕은 이번 성명이 나오기 이전에도 건강 문제로 자주 입원했다. 특히 병치레 때문에 수개월간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왕실의 성명 발표는 이례적이다. 왕실은 국왕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될 때마다 “별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처럼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공개한 적은 없다.
왕실이 일부러 푸미폰 국왕의 건강 문제를 공개해 바지라롱콘 왕세자에게 권한을 더 많이 이양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사실상 왕위 계승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푸미폰 국왕은 1946년 즉위해 70년간 태국을 통치했다. 현존 최장 재위 기록을 갖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