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본토 미국에 '한복 입은 흑인여성' 그려 난리난 한국 청년 영상

입력 2016-10-10 15:14 수정 2016-10-11 13:20

스프레이 페인트로 대형 벽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그래피티'라고 하는데요. ‘그래피티’ 본토 미국에서 한 한국 청년이 대형 벽면에 그린 '한복 입은 흑인 여성과 한글' 그림에 미국인들이 환호했습니다.

그래피 라이터 심찬양(28)씨는 최근 89일 동안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4개 도시를 방문했는데요. 그에게는 조금 특별한 미국행이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에서 그래피 라이터로 활동해온 그가 지난 4월 10주년을 기념하는 개인전을 갖고 그 수익금으로 ‘그래피티’의 본토 미국을 방문한 것이죠. 

심 씨는 무비자 체류 허용 기간인 90일 중 89일을 미국 4개 도시를 돌며 보냈습니다. 89일 동안 그는 줄곧 그림만 그렸습니다. 그의 그림은 현지인들에게 꽤나 반응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그는 여러 친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LA의 유명한 ‘그래피티’ 중심의 대규모 미술관에서 그림을 그릴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흑인 여성에게 한복을 입히면 더욱 특별하고 예쁘게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한 심씨는 대형 벽면에 흑인 여성과 함께 한국의 꽃과 한글도 함께 그려 넣었습니다. 

LA에 이어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그래피티 이벤트에 초대됐습니다. 그는 이번에도 색동저고리 입은 흑인 소녀와 한글을 그리며 한국의 아름다움을 살린 그래피티의 실력을 유감 없이 선보였습니다. 미국 현지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심씨의 작품을 본 미국인들은 "정말 아름답고 멋있다"는 호평을 보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습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지역 신문에 실리며 큰 화제가 됐습니다. 심씨의 작품이 힙합 문화의 일종으로 벌써 40년 전통을 이어온 그래피티의 본토인 미국에서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은 셈이죠.


심씨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검은 음악에 열광하고 검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지만 한국의 ‘것’이 백인에게, 또 흑인에게도 기막히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미국은 그래피티를 그리는 조건과 환경이 한국보다 훨씬 앞서 있다”며 “한국은 스프레이 페인트의 가격도 미국의 두 배 이상이며, 그림을 그릴 벽도 찾기 어렵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그래피티가 얼마나 매력적인 문화인지를 알릴 수 있는 그림을 많이 그리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당분간은 한국에서 개인 작업을 하면서 휴식을 취할 생각이라고 밝힌 심씨는 내년 초에 다시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래피티’로 우리나라의 문화를 지켜내고 있는 심씨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