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고] 그들은 모두 손님이다.

입력 2016-10-10 13:24
“와이파이 비밀번호 있나요?” 카페에 오면 흔히들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이 말은 즉, 카페에 커피를 먹으면 대화만 나누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커피전문점에서 일한지 반년이 넘었다. 사람들을 보면 커피만을 먹기 위해서 카페에 남아 있는 고객은 거의 없다. 내가 일하는 곳은 오피스 상권에 위치해 있어 내 또래의 대학생이나 학생을 보는 일이 드물다. 대신에 넥타이를 매고 오는 직장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시험기간과 과제 제출 기간이 가까워 오면 올수록 내 또래를 보는 일이 많아진다.

그들은 모두 손님이다.
서울여대 경영학과 2학년 유현주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카공족에 대한 글이 올라와 화재가 되었다. ‘카공족’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글의 내용은 카페에서 친구와 대화를 나누려 들어간 손님들이 ‘왜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었다. 사연을 게재한 글쓴이는 지인과 함께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근처에 앉은 스터디 모임 중이던 무리와 시비가 붙게 되었다.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던 사람 중 한 명이 글쓴이에게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말을 했고, 글쓴이의 일행 역시 “공부하려면 독서실을 가지, 카페가 도서관인가”라며 응수했다. 이어 스터디 무리에서 한 여성이 글쓴이 일행에게 다가와 “국가시험 준비 중인데 방해 된다”며 나가줄 것을 요구하면서 두 무리의 싸움이 번졌다. 

결국, 카페 사장까지 와서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니 조용히 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말하고 스터디 무리는 화를 내며 나갔다. 글쓴이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은 금세 화재가 되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와 같은 갈등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혼자 카페에서 조용히 공부하고 있는데 이런 글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을 얻게 된 사람이 올린 글도 공감을 얻었다.

‘카공족’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카페에서 공부하기는 어느덧 카페 문화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우리 생활에 녹아들었다. 때문에 우리는 카페에게 가면 혼자서 혹은 단체로 스터디를 하고 있는 카공족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이렇듯 카페에서 공부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각기 다른 시각을 가지고 이들을 바라본다.

과연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나쁜 것일지에 대해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이 일화를 카공족 모두에게 일반화 시켜 그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일이 일어난 이유이다. 이 일이 일어난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정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카공족은 자신들의 공부에 대해서 지나쳤고, 글쓴이와 그의 일행은 그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해 자신들만을 지나치게 생각했다. 카공족인 그들도 커피를 마시며 공부를 하러 카페에 온 손님이고, 담소를 나누러 온 그들도 손님이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만큼, 카공족과 대화를 나누러 카페에 가는 사람들은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 카페라는 공간이 얼굴 붉히지 않고 서로에게 더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