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우선 과장·차장·부장 직급 승진시마다 1개월의 안식월을 부여하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새롭게 부여된 직책에 대한 각오와 계획 등을 차분히 설계하고, 재충전을 통해 만들어진 에너지를 회사와 개인의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승진을 앞둔 직원에게는 새로운 도전목표를 설정할 동기부여도 된다.
‘유연근무제’도 도입된다. 개인별 업무상황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출퇴근 시간과 관련 없이 임직원들은 일일 4시간, 주 40시간이 필수근무시간을 채우면 된다. 업무특성상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려운 회사는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확대해 자기개발·건강관리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복장도 업무성격에 맞춰 자율적으로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외부 고객을 접견할 때는 정장착용이 필수다.
퇴근할 때마다 팀장의 눈치를 볼 필요도 줄어든다. 한화는 기업문화 혁신안에 부서장을 포함한 팀장급 간부들은 일주일에 2회 이상 정시에 퇴근하는 제도를 포함시켰다. 일부 기업에서 ‘가족의 날’ 등을 통해 정시퇴근을 유도하고 있는 제도를 확대, 적용한 것이다. 사내 공석발생에 따른 신규인력이 필요한 경우, 해당 직무에 근무하기를 원하는 직원들의 지원을 받아 선발하는 ‘잡 마켓’ 제도도 도입했다.
한화의 이런 변화는 최근 몇년간 진행된 다수의 인수합병(M&A)과 관련이 있다. 태양광, 방산, 석유화학 기업 등을 흡수하면서 사업규모가 커졌고, 내부적으로 기업문화도 그에 발맞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젊은 직원들이 증가하면서 발생한 내부 분위기 변화도 반영됐다.
김승연 회장은 이날 창립기념사를 통해 “사업규모가 커지고 시장지위가 높아질수록 임직원들의 의식수준 또한 일류가 돼야 한다”며 “기업연륜을 쌓아가고 있는 이 순간에도 창업시대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안의 ‘젊은 한화’를 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