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미화가 예술영화?…“영진위 ‘일본패망 하루 전’ 최고점수”

입력 2016-10-10 08:47


‘일본패망 하루 전’이라는 영화가 올해 8월 5일 영화진흥위원회 제14차 예술영화인정심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로 예술영화로 채택됐다. 8월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사업 작품으로 채택된 ‘최악의 하루’나 개봉당시 11개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된 ‘500일의 섬머’보다도 높은 점수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따르면 이 영화는 태평양 전쟁을 배경으로 일제 항복 당시의 내각과 군부의 모습을 다룬 영화로 당시 전범이었던 일본을 피해자로 미화하는 전형적인 일본식 전쟁 미화 영화다.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한 언급 없이, 한 개인이나 나라의 비극을 강조하는 것을 통해 자신들을 희생자로 표현했다. 또 영화의 주인공은 아나미 고레츠카(당시 육군 대신), 히로히토(당시 일왕), 스즈키 간타로(당시 내각 수상) 세 명으로 이들을 매우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나미 고레츠카는 일제 항복에 대해 끝까지 반대하며 할복자살한 인물이며 일왕 히로히토는 태평양 전쟁의 시작과 종결에 책임이 있는 자로 일제강점기 당시의 일왕이다. 스즈키 간타로는 조선침략전쟁인 중일전쟁 및 러일전쟁에 해군 장교로 참전했던 인물이다.


노 의원은 그 밖에도,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의 등장이나, 일왕의 항복결정을 ‘성단’이라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해당영화가 예술영화로 채택된 것은 광복절이 있는 8월로 이를 예술영화로 채택하는 것은 국민감정에 반한다”며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일본의 태도를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영화는 12세 관람가로 예술이란 이름으로 청소년이 이를 접할 경우,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며 “영화에서 희생자이자 애국자로 표현된 일왕 히로히는 이봉창의사가 처단하려 했던 인물로 청소년에게 왜곡된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