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십절 앞둔 북한 풍계리, 동창리 긴장감 고조

입력 2016-10-09 16:36

북한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쌍십절)을 앞두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인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 로켓발사장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움직임에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해 발사장 발사대에 장거리 미사일로 보이는 물체는 설치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도 9일 “동창리나 풍계리에서 아직까지는 특이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 등에도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통고를 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2월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 IMO에 발사계획을 통보했다.
 하지만 외부에서 파악하지 못하도록 구조물을 설치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준비를 하고 있을 개연성도 적지 않다. 로켓엔진시험장에선 엔진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의 북한 매체 ‘38노스’는 동창리 서해 발사장에서 최근 로켓엔진 시험장에 구조물을 설치해 그 아래에서 실시되는 활동을 철저히 은폐하고 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잭 류 연구원이 지난 1일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을 인용, “발사대 옆의 지지용 철탑옆에 운반용 상자로 보이는 물체가 나타났고, 연료와 산화제 보관용 건물 옆는 차량들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이 발사대 주변을 철저하게 은폐, 발사를 앞둔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대나 조립동 건물로 옮겨졌는지여부는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로켓엔진시험장 부근에선 시험용 엔진을 설치하는 건물 옆에 궤도를 따라 물건을 옮길 수 있는 은폐용 대형구조물이 붙어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38노스는 엔진시험장에서 모종의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북한이 백두산계열의 새로운 대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공개한 뒤 엔진시험장에서 후속 엔진시험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북한이 신형 대용량 엔진의 성능실험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의미이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10대 우주국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우주정복의 활로를 더욱 힘차게 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해 북한이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2번과 3번 갱도에 여전히 대형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핵실험과 관련된 행동들을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번 갱도와 여기서 파생된 갱도에서 2~5차 핵실험이 실시됐다. 군 당국은 이들 갱도는 언제든 핵실험이 실시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엔 3번 갱도에서 차량과 사람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군 당국은 올 들어 2차례 실시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풍계리 지역에 대한 감시·정찰을 강화하고 있다. 휴일인 9일에도 주요 당직자들이 출근해 북한 움직임을 예의 주시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을 실시한지 10년이 되는 해여서 ‘핵무기의 완성’을 목표로 연속적인 실험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6차 핵실험을 통해 시험단계였던 수소폭탄이 완성단계에 돌입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유엔에서 5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결의가 논의되고 있고 북한이 수해복구를 위해 전 인민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도발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