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신’ 이승환이 공연의 역사를 다시 썼다.
이승환은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빠데이7’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당초 7시간의 러닝타임을 예고했던 ‘빠데이7’은 8시간을 훌쩍 넘기며 아티스트 단독 공연시간 최장 기록을 남겼다.
8일 오후 4시 4분 시작한 ‘빠데이7’ 공연은 자정을 넘겨 9일 오전 1시 50분께 마무리됐다. 3부로 나눠진 공연은 30분씩의 인터미션 두 번을 제외하고 5번의 앙코르를 포함, 순수 공연 시간만 8시간 27분 35.56초를 기록했다. 이승환은 총 77곡에 달하는 셋리스트를 소화하며, 자신이 갖고 있던 아티스트 단독 공연 최장 시간(6시간 21분 27초, 2015년 9월 19일, ‘빠데이-26년’)의 기록을 경신했다.
3부로 나눠진 ‘빠데이7’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3개의 콘셉트, 3개의 브랜드 공연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그야말로 ‘이승환 공연의 집대성’이었다. 이승환은 ‘빠데이7’ 1부를 감미로운 발라드로 채운 ‘온리 발라드’ 콘셉트로, 2부를 화려한 볼거리와 히트곡들로 꾸민 ‘오리진: 공연의 기원’ 콘셉트로, 3부를 격렬한 록 넘버와 신나는 곡으로 이뤄진 ‘클럽공연’ 콘셉트로 구성해 한 공연에서 기승전결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콘서트 연출가 이승환의 저력도 한껏 발휘됐다. 14대에 달하는 레이저와 대형공연장 규모의 막대한 조명·폭죽·에어샷 등 각종 특수효과, 곡 분위기에 맞게 배치된 무대 장치, 공기막 조형물, 대규모 댄스 팀의 군무, 14인조 스트링 팀의 섬세한 연주 등 이승환 공연 특유의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무대 연출이 8시간 27분 내내 이어졌다. 특히 ‘천일동안’, ‘내게만 일어나는 일’, ‘10억 광년의 신호’ 등의 곡에서 조명을 압도할 정도로 화려했던 레이저 연출과 아낌없는 물량을 투입한 ‘위험한 낙원’과 거울과 조명을 이용한 ‘가족’ 등의 무대는 이승환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7일 공개된 신곡 ‘그저 다 안녕’의 첫 라이브 무대도 ‘빠데이7’을 통해 이뤄졌다. 쓸쓸하면서도 감미로운 이승환의 보컬과 애절한 영상, 곡의 분위기와 딱 맞는 무대 연출 등 삼박자가 어우러져 관객의 감탄사를 이끌어냈다. ‘빠데이7’의 유일한 게스트인 가수 겸 배우 정성미는 몽환적인 효과가 연출된 무대에서 이승환과 ‘달빛소녀’를 듀엣으로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빠데이7’은 네이버 V앱을 통해 2부와 3부가 전 세계에 생중계 됐다. 약 25만 명의 시청자들이 공연을 함께 즐기며 ‘공연의 신’ 이승환의 저력을 실감했다. 시청자들은 무려 850만이 넘는 하트수로 이승환의 노력에 화답했다.
이승환은 공연을 마친 뒤 “모두가 함께 만든 역사다. 그 누구도 나와 나의 ‘빠’를 넘지 못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드림팩토리 측은 “기록이 아닌 진심으로 완성된 무대였다. 이승환 씨는 비단 기록을 넘어 어떤 공연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진심어린 무대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무대에 섰다”고 전했다.
성공적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한 이승환은 휴식 시간도 없이 바로 일주일 후인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수변무대서 열리는 ‘차카게살자-언중유곡’ 연습에 돌입한다. 2001년 시작돼 올해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차카게살자’는 수익금 전액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국내 최장수 자선공연이다. 올해는 유시민 작가의 게스트 출연이 확정돼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