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말고 특검하라”…고(故) 백남기씨 추모집회

입력 2016-10-08 18:49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가 숨진 농민 고(故) 백남기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8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백남기 추모대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0명(경찰 추산 2000명)이 참석했다.
 투쟁본부는 “야 3당이 특검안을 발의했지만 새누리당 반대에 부딪혔다”면서 “우리의 힘을 모아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쟁본부는 또 백씨 시신을 부검하려는 검경의 시도를 국가폭력이라며 규탄하고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살인정권 물러나라”, “우리가 백남기다”, “부검 결사 반대”, “부검 말고 특검하라” 등을 외쳤다.
 백씨의 장녀 도라지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주가 다 돼 가는데 경찰의 부검영장 신청으로 장례식도 못 치르고 있다”면서 “무장하지 않은 농민을 공격하고 시신을 빼앗아 부검하겠다는 행태를 보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남은 이들의 몫은 (아버지를) 쓰러지게 한 사람들을 처벌받게 하고 사과를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추모대회를 마친 뒤 국화꽃을 들고 종로를 거쳐 백씨가 경찰 물대포에 맞은 곳인 르메이에르 빌딩 앞으로 행진했다. 경찰은 5680명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서울 이외에도 부산, 광주, 청주, 제주에서도 백씨 추모대회가 열렸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