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정우성·배용준·박해일? 연하남 원해” [21회 BIFF]

입력 2016-10-08 16:18 수정 2016-10-08 22:19
뉴시스

배우 손예진(본명 손언진·34)이 과거 멜로 호흡을 맞췄던 상대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향후 작품을 함께하고 싶은 배우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손예진은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진행된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 두 번째 주자로 나섰다. 앞서 오픈토크를 진행한 이병헌과 다음 차례에 무대에 오를 윤여정과 작품에서 만나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에 그는 유쾌하게 답변했다. “삼각관계 어떨까요? 치정 삼각관계. 하하하.”

멜로의 여왕으로 통하는 손예진은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남자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에서는 정우성, ‘외출’(2005)에서는 배용준, 그리고 최근 ‘덕혜옹주’에서는 박해일과 함께했다.

“다 정말 옛날 일”이라며 입을 뗀 손예진은 각 배우들과 작업했을 때를 돌아봤다. 그는 “정우성 선배님이랑 같이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찍었을 때 저는 정말 신인이었고, 선배님 모두가 선망하는 배우였다”며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우성 선배님은 기본적으로 정말 착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그런 생각이 든다. 그때는 연기하느라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 제가 부족한 게 많았음에도 다 받아주려고 노력하셨다. 고마운 마음이 크다. 그래서 그런 케미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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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과 함께한 ‘외출’ 촬영 당시에는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았다. 허진호 감독 스타일이 그랬기 때문이다. 손예진은 “요즘 영화 현장에서는 하루에 한 신 찍는 게 말이 안 되는 일인데 그때는 그렇게 찍었다”며 “그래서 서로 얘기를 되게 많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어떨 때는 대사 하나로 30테이크 넘게 반복한 적도 있다. 그게 저한테 많은 경험과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배용준 선배님은 대사 한 마디까지 자기 걸로 만들려고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백해일은 “한번쯤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손예진은 “어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 역을 박해일이라는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가 많다”며 “덕혜옹주를 찍으면서 (박)해일 오빠가 옆에 있어줘서 제가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맙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최근 충무로에 여배우 중심의 영화가 없다는 데 대해 안타까워했다. “남자 멀티캐스팅은 많은데 여자 멀티캐스팅은 없잖아요. 한번쯤 그런 작품이 나오면 어떨까, 그럼 멋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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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김혜수 와 쓰리톱으로 출연하면 어떨 것 같으냐는 말에 그는 “너무 그러길 바란다”고 반색했다. 손예진은 “분명 제가 밀릴 테고 그들의 아우라에 감히 범접할 수도 없을 것 같지만 (그런 작품이) 나오면 멋있을 것 같다”며 “‘킬빌’ 같은 여성의 강렬함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혹시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후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한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답변에는 여유와 재치가 듬뿍 묻어났다.

“제가 사실 어릴 때부터 또래보다는 나이 차가 많은 남자 선배님들이랑 작품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연하남이랑(웃음)? 여배우보다는 어린 남자배우랑 하고 싶어요. 너무 이모 같은 가요? 하하하.”

부산=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