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손예진 활짝 웃다… 부일영화상, 화합의 장으로

입력 2016-10-07 19:46

제25회 부일영화상은 영화계 선후배의 화합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은 천만 영화 ‘베테랑’에 돌아갔다. 이준익 감독의 ‘동주’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3관왕을 차지했다.

7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이준익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임권택 감독에게 트로피를 건네받은 그는 “흑백 저예산 영화인 ‘동주’를 찍기 전 윤동주의 시를 혹여 잘못 그릴까 고민과 불안이 많았다”며 “이렇게 임권택 감독님께 상까지 받게 돼 진심으로 영광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내부자들’의 이병헌은 “영화인들의 큰 행사인 부산국제영화제가 안타깝게도 태풍 때문에 피해를 입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임권택 감독과 부산영화제 김동호 위원장의 건강을 기원했다.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손예진은 “배우로서 영화를 선택하고 연기하고 개봉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괴롭고 두려운 마음이 커지는 게 사실”이라며 “그런 점에서 ‘비밀은 없다’는 저에게 특별한 영화다. 큰 밑거름이 될 것 같다. 멋진 배우가 되기 위해 더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하겠다”고 전했다.

남녀조연상은 ‘부산행’의 김의성과 ‘검은사제들’의 박소담에게 돌아갔다. 김의성은 “부산행에 참여한 모든 배우 스태프 제작진에게 감사하다”며 “특히 현장에서 수고해준 여성 스태프에게 감사하다. 아직까지 영화계에 남녀성비 차이가 많은데 여성 인력이 더 활약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소담은 “촬영하면서 나 혼자 모든 걸 견뎌야했다면 아마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같이 힘을 주시고 고생하셨던 배우 분들, 감독님 그리고 스태프 분들게 감사드린다. 늘 내 자신 놓치지 않고 진심으로 계속해서 연기해나가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신인남우상은 ‘영도’의 태인호와 ‘아가씨’의 김태리가 각각 수상했다. 태인호는 “작은 영화에도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 힘든 여건에도 끝까지 영화를 완성시켜주신 제작진에 감사하다”며 “진심으로 연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떨리는 표정으로 트로피를 든 김태리는 “‘아가씨’ 준비 과정과 촬영 현장에서의 기억이 행복감과 그리움으로 치환되고 있는 것 같다”며 “분명히 그 안에 있었던 많은 고민과 나름의 싸움을 항상 붙들고 걸어가겠다”고 얘기했다. 특히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민희를 향해 “첫눈에 반했던 (김)민희 선배님께 이 영광을 돌린다”고 전했다.

신인감독상을 받은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은 “신인 감독상은 평생 한 번 뿐인데 큰 상을 주셔서 고맙다”며 감격해했다.

각본상은 신연식(‘동주’), 촬영상은 최영환(‘베테랑’), 음악상은 모그(‘동주’), 미술상은 류성희(‘아가씨’)에게 각각 돌아갔다. 특별상인 유현목영화예술상은 ‘부산행’ ‘서울역’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부일독자심사단상은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이 차지했다.

부산=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