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의 폐암 신약 올무티닙(국내 제품명 올리타정)의 임상 중단 결정을 한달 전에 이미 알고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정감사에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미 지난 8월 올무티닙의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이 지난 8월 23일 DMC(임상시험 관리 기구)에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서 베링거인겔하임은 더 이상 신규 임상환자를 받지 않으며 임상시험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또 새로운 임상시험은 한미약품이 계획해 진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의 7억3000만달러(8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하기로 한 것을 공시한 것은 지난달 29일이다.
한미약품은 공시 당일 통보를 받고 임상시험 중단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해 왔지만 서신 내용 대로라면 임상중단으로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것을 한미약품도 알고 있었던 셈이다.
정 의원은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에야 베링거인겔하임의 계약해지 사실을 알았다고 했지만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미 지난 8월 임상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한미약품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행중인 글로벌 임상도 중단하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국내 허가를 지속하기로 하는 등 기업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미약품은 이에대해 "서신이 오갔을 당시에는 임상 2상이 진행중이었고 현재도 진행중"이라며 "임상 2상의 중단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이미 세워놓은 임상 3상 계획을 잠시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 서신을 통해 당시 한미약품이 계약이 해지될 것을 미리 짐작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과도한 비약"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올무티닙, 임상시험 중단 한달 전 알고도 숨겨"…한미약품 "과도한 비약"
입력 2016-10-07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