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파업이 11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옥수역에서 시작된 파업 지지 대자보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파업 중인 한 철도 노동자의 딸도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적은 대자보를 내걸어 많은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에는 지난 6일 개봉역에 붙어있는 2장의 대자보가 게시됐다. 해당 페이지는 각 지하철역에 파업을 지지하는 대자보를 붙이도록 독려하고, 이를 공유하는 곳이다.
자신을 철도 파업 노동자의 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대자보에 아빠를 위한 편지와 시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각각 담았다.
그는 “2013년에 있었던 철도민영화 반대파업을 기억한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저는 아버지가 직장을 잃으실까봐 많이 두려웠고 파업 종료 후에도 징계를 받는 아버지를 보며 많이 속상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3년간 세월호 참사과 구의역 사고를 지켜본 딸은 더이상 아빠의 파업이 두렵지고 속상하지도 않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자랑스럽고 자랑하고 싶다” 며 “성과연봉제 도입은 수익을 우선시하여 공공운수의 안전과 공공성을 먼저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행 중인 파업은 불법파업이 아니다”라며 “파업은 노동자의 신성한 권리” 라고 강조했다.
글쓴이는 아빠에게 쓰는 편지에 “용기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적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눈물이 난다. 딸의 마음이 전해진다” “대견하다. 아빠가 정말 든든하겠다”며 한 목소리로 파업을 응원했다.
철도·지하철 노조는 지난달 27일 성과연봉제 철회 등을 요구하며 공공부문 파업에 동참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코레일은 4일부터 수도권 전철을 10% 감축 운행 중이다.
코레일은 최근 대체인력을 모집하며 상반기 공채에 지원했던 취업준비생들에게까지 ‘채용 알림 문자’를 보내 논란이 됐다. 또 경력도 없는 열차승무원 대체 인력들을 단 이틀만 견습시키고 현장 투입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일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