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주인공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주민들”

입력 2016-10-08 00:10 수정 2016-10-08 00:10
언틸더데이의 주연배우들. 여자 주인공 양정윤, 남자 주인공 김영훈, 선교사 미카엘역 박선우, 보위부장 역 김장섭,김도하(왼쪽부터). 홀로하 제공

뮤지컬 ‘언틸 더 데이(Until The Day)의 8차 공연이 홀로하(임민택 대표) 주최, 희원극단(김나윤 대표) 주관으로 오늘(8일)과 내일(9일) 서울 광화문아트홀에서 드디어 막을 올린다. 8차 공연은 기존과 달리 주인공들에게 내용이 집중되며 명확한 주제 전달에 치중했다. 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북한주민들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하는 주연배우들을 만나 참여 소감을 들어보았다.

 여주인공 강순천 역의 양정윤씨는 "1차부터 여주인공 강순천으로 함께했는데 벌써 8차 공연이 됐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그는 "이번 공연은 배우들이 많이 바뀐 것도 있지만 극의 흐름도 많이 바뀌었다. 기존 공연들에 비해 극의 흐름을 위한 주인공의 역할이 더 중요해 진 것 같아 부담이 커졌다. 그만큼 더 많이 고민하고 더 잘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비록 핵문제 등의 민감한 문제들이 있지만 아주 가까운 곳에서 우리와 아주 다른 모습으로 힘들게 살고 있는 그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남자주인공 주명식 역의 김영훈씨는 "지난 5, 6차 공연에 이어 이번 8차 공연의 남자주인공 주명식 역을 4년 만에 다시 맡게 됐다"며 "지난 공연들도 완성도가 높고 의미가 잘 전달됐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메시지 전달에 깊은 변화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제 역할은 북한의 간부다. 헐벗고 배고픈 북한주민들과는 달리 간부들은 잘살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고위 간부들조차도 북한의 체제와 이념 등으로 인해 갈등하고 두려워하고 있으며, 같은 인간으로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며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극소수의 권력에 희생돼 가고 있는 북한주민들에게 통일이라는 희망이 열려져 더 이상 생존을 고민하지 않게 되길 소망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슈가맨 1회에 출연하며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는 MR.투의 박선우씨가 뮤지컬 언틸더데이의 선교사 미카엘 역할로 함께했다. 지금도 겨울만 되면 라디오에 나오는 하얀겨울(MR.투)의 가수로서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동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지금은 연기자이자 뮤지컬 배우로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박선우씨는 "김나윤 대표와 얼마 전에 종영한 별이 되어 빛나리에서 상대역으로 함께 호흡하며 인연이 됐다"며 "내용은 잘 몰랐지만 김 대표를 믿고 무조건 재능기부로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많이 후회했다고 했다. 이어 "대중적이지 않는 북한이라는 소재로 여자대표가 어렵게 사명감으로 8차 공연까지 이끌어 오다보니 환경이 여러모로 어려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많은 고민이 됐지만 걱정보다는 함께 함으로 힘이 돼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선배로서 모범을 통해 힘이 돼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극단적인 대립보다는 한 인격체로서 그들을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념은 이념이고 사람은 사람이니까"라고 당부도 잊지 않았다.

 보위부장역의 김장섭씨는 "우연히 재능기부로 참여하게 됐다. 저는 반기독교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 북한인권도 잘 모르지만 그곳에 자유가 없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위부장 역의 김도하씨는 "지난 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하게 됐다. 처음에는 무조건 공연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그들의 아픔을 잘 전달할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틸 더 데이’는 북한의 지하교회에서 신앙을 키운 김순희씨와 북한 방문 선교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다(문의 : 070-8263-4533).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