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아름다운 섬 ‘제주’가 자본을 앞세운 중국인들에게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이 취득한 제주도의 토지 금액이 1조원을 넘었고, 최근 4년간 중국인이 소유한 제주도의 땅은 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분별한 외국 투자 유치가 초래할 부작용이 우려되며, 지역사회와 내수진작에 도움이 되는 선별적인 투자유치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국민의당)이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주도 내 중국인이 점유한 토지는 2011년 142만㎡에서 2016년 8월 975만㎡로 6.9배 증가했다. 토지를 취득한 금액은 2011년 590억원에서 2016년 8월 1조 263억원으로 불과 5년만에 17.4배나 증가했다.
2016년 8월 현재 외국인 토지 전체 2263만㎡ 중 중국인 토지는 976만㎡(43%)로 절반에 육박했고, 금액은 전체 1조 4345억원 중 1조 263억원으로 72%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중국에 이어 미국, 유럽, 일본 순으로 제주도 땅을 많이 구입했다.
2016년 6월말까지 제주도내 외국인이 소유한 건축물은 총 2861건으로 이 중 중국인이 전체의 73%에 달하는 2075건을 소유하고 있었다. 건축물 용도별로는 주거용 총 896건 중 42%인 373건, 숙박시설 총 1704건 중 93%인 1578건이 중국인 소유다.
중국인 소유 건축물 2075건 중 76%인 1578건이 숙박시설이어서 중국인이 제주도에 체류하는 것을 넘어 제주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숙박 영업까지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용호 의원은 “제주도 땅과 건물에 대한 중국인 투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투자를 막을 수는 없지만, 자칫 제주도만의 브랜드가 희석되지 않도록 고유의 문화와 가치를 지켜내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성태 의원(새누리당)이 제주특별자치도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읍·면·동 외국인 토지 점유현황’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토지는 1만1388필지 21만4102㎡인데 중국인이 보유한 제주도내 토지는 7279필지 894만 9624㎡로 외국인 전체면적의 41.8%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동지역이 12배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우도면 11배, 한림읍 5배순이었다. 특히 안면읍의 경우 2011년 144만 5898㎡에서 2015년 362만 4499㎡로 217만 8601㎡이 늘어났다.
김성태 의원은 “정부의 부동산투자이민제, 투자진흥지구지정특례 등에 의한 투자유치 효과로 2013년 이후 중국인 소유 토지가 대규모로 증가했다”며 “난개발 등 투자이민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아져 투자 유치와 자연환경 보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중국인에게 잠식당하는 세계자연유산 ‘제주’...대책마련 시급
입력 2016-10-07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