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급기야 의원들의 주먹다짐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브렉시트를 이끈 극우성향의 영국독립당(UKIP) 지도부가 서로 치고 받아 1명이 유럽연합(EU) 의사당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의회 회의 중 유력 당대표 후보였던 스티븐 울프 의원이 새로 당수직에 도전하는 마이크 후켐 의원을 회의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 주먹을 휘둘렀다.
회의에서는 울프가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끝난 뒤 보수당으로 이적을 고려한 사실을 두고 고성이 오갔다. UKIP 내분은 브렉시트를 주도한 나이절 패라지 전 대표가 사임한 지난 7월 시작됐다. 지난 4일 다이앤 제임스 대표가 선출 18일만에 사퇴하면서 갈등은 고조됐다.
주먹다짐은 회의 중 말싸움을 벌이던 울프가 후켐의 머리를 때리자 화가 난 후켐이 울프에게 주먹을 날리면서 확대됐다. 울프는 몸싸움이 끝난 뒤 회의장으로 돌아왔지만 2시간쯤 후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울프는 “검사 결과 뇌에 이상은 없다. 자세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얼굴 왼쪽에 가벼운 마비증상이 있다”고 전했다. 후켐은 공식적인 답을 피했다.
패러지 전 대표는 “이런 일은 제3 세계의 의회에서나 발생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UKIP는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울프는 지난여름 사퇴한 패라지의 뒤를 잇기 위해 선거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컴퓨터 작동 오류로 후보 지원서 제출시한을 지키지 못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못했다. 울프는 최근 당대표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당시 보수당으로 옮길 것을 고민했다”고 시인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