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당연함에 박수를 주는가?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3학년 서민아
강남역 사건을 시작으로 최근 페미니즘(Feminism)은 물이 올랐다. 페미니즘이란,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이다. 현재, 여성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한국의 페미니즘은 각종 여성혐오와 비하에 반발하여 ‘여성이 하나의’ 주체로서 동등한 권리를 가지는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페미니즘의 바람은 광고 업계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다. 광고 속 여성들을 피동적이고 성적 대상화 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대상으로 표현하는 광고가 늘고 있으며, 광고제에서도 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 추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SKⅡ’와 ‘Dove’를 들 수 있다.
SKⅡ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성공한 전세계 여성 모델들을 선정하여, ‘나의 꿈을 놓치지 않을 거에요’라는 캠페인을 실행하였다. Dove는 ‘Like a girl’, ‘Real Beauty’ 등의 캠페인을 통해 여성들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거나 ‘여자처럼’이라는 표현의 편견을 깨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이러한 캠페인들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작년부터 미국에서는 Femvertising(Feminim+AD) 어워드도 생겼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광고업계는 여전히 여성을 도구화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화장품 광고만 봐도 알 수 있다. 광고 메시지 전달의 대상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화장품 광고들은 ‘잘생긴 남성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이 제품을 사용해야 해’라는 식의 남성 중심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왜 내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는가? 아직도 많은 광고에서 여성들은 주체적이지 못하고 성적 대상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을 통해 페미니즘이 중요하다거나, 광고에 그러한 사상을 녹여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여성을 하나의 주체로서 다루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인데, 그렇지 않은 현실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미디어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지 않고 주체적인 대상으로 표현하며, 대중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성을 주체로서 다루는 광고들이 당연해져서 더 이상 Femvertising 어워드가 따로 마련되지 않으며, 여성이 주체로 다루어진 것만으로 광고가 찬사를 받는 일이 없기를 미래의 여성 광고인으로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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