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예절이 중요한 이유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봅시다’(초등학교 4학년 도덕 교과서 36쪽)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삶의 자세에 대하여 생각해 봅시다’(초등학교 6학년 도덕 교과서 15쪽)
현재 초등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교과서에 나오는 문장이다. ‘~에 대하여'라는 일본어 투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두 문장은 각각 ‘인터넷 예절이 중요한 이유를 생각해 봅시다’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삶의 자세를 생각해 봅시다’라고 쓰는 것이 적절하다.
교육부는 ‘~에 대하여'뿐만 아니라 교과서에서 쓰이는 여러 일본어 투의 한자어와 외래어 등을 우리말로 다듬는 작업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대상은 내년 초등학교 1·2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학교 현장에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다. 교육부는 교과서를 집필할 때 사용할 ‘순화어 목록’을 개발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내년 초등학교 1·2학년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초등 3·4학년과 중1·고1, 2019년 초등 5·6학년과 중2·고2, 2020년 중3·고3에게 적용된다.
적용일정에 따라 모든 과목 교과서를 새롭게 만든다. 교육부는 현재 교과서에 나오는 일본어 투 한자어나 표현, 외래어 등을 분석하는 정책연구를 하고 있다.
정책연구의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교과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일본어투 표현은 ‘~에 대하여’인 것으로 나타났다. ‘~으로 인하여’와 ‘~의 경우’ ‘~적(的)’도 많이 쓰인다.
‘안개나 우박,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인공 강우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인위적으로 날씨를 조절하는 것이 사람과 자연에 해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초등학교 5학년 과학교과서)라고 돼 있는 식이다.
연구진은 ‘안개나 우박, 태풍의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인공 강우를 연구합니다…사람의 힘으로 날씨를 조절하는 방법은 사람과 자연에 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로 고칠 것을 제안했다.
그 밖에도 ‘외출→나들이’ ‘할인→덜이’ ‘노트→공책’ ‘발코니→난간’같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번 연구의 순화 대상은 일상생활 용어로 한정된다. 일본어 투 한자어나 번역 투에서 온 학습용어들은 한꺼번에 순화하기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다음달 정책연구가 완료되면 토론회 등을 가진 뒤 순화어 목록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목록을 교과서를 집필하며 활용할 수 있는 ‘편수자료’에 포함할 방침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