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경찰이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알루미늄캔을 던진 용의자의 신원을 공개했다. 토론토 지역 대중지 기자다. 용의자는 애매한 말로 범행을 부인했다.
토론토경찰은 6일 트위터에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하고 “이 사람의 신원을 알면 연락을 달라”며 공개 수배했다. 경찰은 알루미늄캔이 그라운드로 날아든 궤적을 추적해 용의자를 지목했다.
김현수는 지난 5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문제의 상황은 2-2로 맞선 7회말 2사 때 나왔다. 볼티모어의 수비 상황이었다.
김현수는 토론토 대타 맬빈 업튼 주니어의 좌익수 플라이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알루미늄캔이 외야로 날아들었다. 김현수가 등진 왼쪽 담장 바로 뒤쪽에서 날아든 캔이었다. 캔은 음료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캔이 김현수의 머리 바로 옆으로 지나갔다.
토론토 관중은 김현수를 조준하고 던진 것으로 보인다. 경기 방해는 물론 김현수가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던 행위였다. 김현수는 놀란 표정으로 관중석을 봤다. 동료 중견수 애덤 존스는 김현수의 옆으로 다가가 관중석을 바라보며 고함을 질렀다. 벅 쇼월터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가 심판에게 ‘용의자를 붙잡으라’며 항의했다.
당초 SNS에서는 존스에게 욕설을 퍼붓던 관중석의 다른 남성이 용의자로 지목됐다. 검은 티셔츠를 입고 머리에 인형을 쓴 남성이었다. 이 남성이 존스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 모욕한 장면은 현장에 있던 다른 관중들의 카메라에 잡혔다. 하지만 알루미늄캔을 던진 장본인은 아니었다.
용의자는 캐나다 매체 포스트미디어의 편집기자 켄 파간이었다. 포스트미디어가 소유한 지역 대중지 토론토선은 “경찰이 공개한 사진 속 용의자는 파간이다. 파간은 열정적인 야구선수이자 야구팬이며 야구지식으로 해박한 현직 기자다. 파간은 알루미늄캔이 던져진 구역에 있었다”고 전했다.
파간은 경찰과 연락해 출석 일자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직 파간을 입건하지 않았다. 파간은 소속사 포스트미디어를 통해 “나는 컵으로 맥주를 마셨다. 경찰이 무언가 잘못 파악한 것 같다”면서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말하고 싶지만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는 애매한 말로 둘러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