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퇴원한 이정현, 곧바로 현장정치 강행군

입력 2016-10-06 17:26
단식 후유증으로 입원했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6일 오후 울산시 중구 태화종합시장에 정부관계자들과 방문해 전날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완전히 물에 잠긴 시장의 복구현장을 점검하고 피해를 입은 시장상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6일 단식 회복치료를 나흘 만에 중단하고 민생행보를 시작했다.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의사 만류를 뿌리치고 조기 퇴원한 뒤 곧바로 강행군에 나선 것이다. 자신의 강점인 현장행보를 통해 민감한 정치 현안에는 거리를 두고 리더십 회복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퇴원 후 첫 일정으로 대전 국립현충원을 잡았다. 지난달 말 동해에서 한·미 연합작전 중 순직한 해군 링스 해상작전헬기 조종사 김경민 박유신 소령, 조작사 황성철 상사 묘역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참배 후 “단식할 때도 너무 안타까워서 영결식에 가려했으나 주변에서 만류해 못 갔다”며 “퇴원하면 제일 먼저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국가 행사에서 대통령, 국무총리 다음으로 예우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보훈처의 수장이 돼야 하고, 차관급인 보훈처장을 반드시 장관급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식 후유증으로 입원했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6일 오후 울산시 중구 태화종합시장에 정부관계자들과 방문해 전날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완전히 물에 잠긴 시장의 복구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이후 1박2일 일정으로 울산 등 태풍 ‘차바’ 피해 현장을 찾았다. 자신이 지역구에서 해왔던 것처럼 수행단을 따로 꾸리지 않았고, 숙소도 경남 양산의 한 마을회관으로 정했다. 당 관계자는 “의료진이 당초 주말까지 입원하길 권고하면서 음식을 조심하고 충분히 요양하라고 당부했다”며 “태풍 피해 뉴스를 접한 이 대표가 퇴원 일정을 앞당겨야겠다는 뜻이 워낙 강해서 현장 일정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몸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이동 중 어지럼증과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진이 일정 중간 중간 혈압도 체크했다고 한다.
단식 후유증으로 입원했던 이정현 (가운데)새누리당 대표가 6일 오후 울산시 중구 태화종합시장에 정부관계자들과 방문해 전날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완전히 물에 잠긴 시장의 복구현장을 점검하고 피해를 입은 시장상인들과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의 강행군은 민생 달래기 성격이 짙다. 의사일정 거부 투쟁으로 “집권여당이 민생을 발목 잡았다”는 야권 공세를 조기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르·K스포츠 재단 등 문제로 연일 여야 정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회와 차별화된 행보에 나서며 자연스럽게 당무에 복귀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이 대표 개인으로서는 이번 투쟁과정에서 ‘즉흥적 리더십’ 비판으로 입은 상처를 회복하는 계기도 마련한 셈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