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일 “아직 별다른 입장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주주가 개진한 의견에 대해 내용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은 지난 5일 오후 “삼성전자 주가가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다”며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삼성전자 측에 전달했다. 서신에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지주회사인 삼성전자홀딩스-사업회사인 삼성전자)과 삼성전자홀딩스-삼성물산 합병, 30조원의 특수배당,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한국거래소·나스닥 공동상장, 독립적인 3명의 사외이사 선임, 금산 분리 등의 요구내용이 담겼다.
엘리엇의 요구를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시장은 엘리엇의 이번 요구가 삼성전자에 오히려 득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된 일련의 작업들이 엘리엇의 요구 속에 담겨 있어서 지배구조 재편의 실마리를 제공해 줬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 윤태호 연구원은 “이번 엘리엇 제안을 보면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오너 일가의 업적을 지지하는 것 같다”며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 확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0.62%의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엘리엇이 또다시 삼성전자 공격에 나선 것이라는 입장도 있다. 앞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기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다며 삼성과 분쟁을 벌인 바 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헤지펀드 엘리엇 "삼성전자 인적분할" 요구…삼성 지배구조 재편 실마리 되나
입력 2016-10-06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