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허리케인 접근, 미국 초비상… 4개주 비상사태, 수십만명 피난길

입력 2016-10-06 07:21 수정 2016-10-06 08:42

미국 동부 지역으로 초강력 허리케인 ‘매슈’가 북상하면서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4개 주에 5일(현지시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플로리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이미 수십만 명이 대피를 시작했다. 매슈는 6일 오후 플로리다에 상륙할 것으로 미 기상청은 내다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플로리다 방문을 취소하고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방문해 “매슈는 매우 심각한 허리케인”이라며 “대피 권고를 들은 주민은 반드시 빠져 나오라”고 촉구했다.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5일 오후 3시를 기해 찰스턴과 뷰퍼트 카운티 해안 주민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주 정부는 주민을 이동시키기 위해 버스 315대를 동원했다.

전날 헤일리 주지사의 비상사태 선포 후 이날 오전에만 약 25만 명이 집을 비우고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 차량이 몰리면서 고속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25개 카운티의 관공서와 학교는 일제히 문을 닫고 재난 대비태세에 돌입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도 곧 강제 대피령을 발동할 계획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스콧 주지사는 “1992년 마이애미 지역에 큰 피해를 남긴 허리케인 앤드루 이후 매슈가 최악의 피해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조건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팻 매크로이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주내 66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관광객에게 서둘러 짐을 싸라고 권유했다.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는 13개 해안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주민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생필품이 동나는 지역 상점도 늘고 있다. 플로리다주 상점의 매대는 텅 비었고, 긴 탈출 여정에 대비해 차에 기름을 채우려는 운전자의 행렬이 각 주유소를 메우고 있다. 건전지, 손전등, 발전기를 사려는 인파로 대형 할인매장과 가정용품 매장도 북새통을 이뤘다.

매슈는 이미 카리브해 일대를 강타해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에서만 최소 1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홍수와 정전 사태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4일 쿠바에 상륙한 매슈는 4급 허리케인에서 3급으로 약해졌지만 중심 풍속은 시속 193㎞로 여전히 강하다.

미국 기상 전문가들은 매슈가 6일 오후 미국에 상륙한 뒤 동남부 지역을 관통하는 8일까지 다시 세력을 4급 규모로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