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 “연기 잘하는 할머니 배우로 늙고 싶어”[인터뷰③]

입력 2016-10-06 00:05


-네 살에 데뷔해 인생의 대부분을 배우로 살아왔다. 그동안 몇 편의 영화에 출연했는가. 또 연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을 꼽는다면.
“워낙 어릴적 데뷔해 아역을 많이 해서 몇 편에 출연했는지 헤아리기 어렵다. 외국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누가 출연작 편수를 물어보면 오히려 창피할 정도다. 쉴틈 없이 아역을 해서인지, 성인이 되어선 오히려 하나씩 잘 하고 싶었다. 작품 하나를 끝나면 다 잊어버리려고 애쓴다. 예전 작품에 매어 있는 게 고통스럽다. 그래도 꼽자면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다. 이 작품이 베니스영화제에서 상을 타면서 외부에서 인정받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20대 초반 불안한 나이에 내가 계속 이 길을 가도 괜찮겠구나하는 확신을 준 작품이다.”

-드라마도 했지만, 대부분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를 언제부터 좋아했는가.
“17세부터 거의 영화만 했다. 어릴적부터 극장에 가면 설레었다. 다른 이들이 나온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았다. 관객의 입장에서 그 영화 안에 오롯이 들어가는게 즐겁다. 요즘도 가끔 혼자 극장에 간다. 영화를 보는 일은 늘 즐겁다. 요즘은 일 때문에 내 취향이 아닐 수도 있는 영화 몇 백편을 본다. 그래도 스트레스를 거의 안 받는다.”



-언제까지 어떤 영화를 하고 싶은지.
“연기 잘 하는 할머니 배우가 되고 싶다. 이거 쉬운 일이 아니다. 굉장한 일이다. 나는 아역에서 청소년을 거쳐 20대 30대 40대를 다 해봤는데 각 고비를 넘길 때마다 힘들었다. 결혼도 안했고 아이도 없고 강수연의 고정된 이미지가 있어선지 배우로서 힘든 게 많다. 그래도 줄기차게 연기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관객과 나이 먹는 배우가 되고 싶다.”

[사진] 부산=김지훈 기자








부산=한승주 문화팀장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