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부실관리, 비위, 불친절 등 부정적 이미지가 많아 요금 인상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구시는 지난 8월부터 ‘시내버스 요금조정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며 앞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시내버스 요금산정 용역’도 마쳤다.
용역 결과 시내버스 1인당 운송원가는 1716원으로 현행 버스요금 1100원(카드 기준)보다 616원이 많다. 이에 대구시는 시내버스 요금을 150원 올리면 연간 1000억원의 재정지원금을 800억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도 지난달 대구시에 도시철도 요금 인상을 건의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150원, 200원, 300원 등 모두 세 가지 인상안을 제시했다. 현행 요금은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1100원(카드 기준)이다.
대구시와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요금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낸 것은 현행 요금이 운송원가에 턱없이 모자라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최근 잇따라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대구의 경우 2006년부터 시내버스와 지하철 통합요금제를 시행하고 있어 동시 인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시내버스와 지하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아직 강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대구지하철 2호선 스크린도어(PSD) 설치 공사 때 강도가 약한 비규격 앵커볼트를 대량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대구지하철 2호선 12개 역 PSD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 앵커볼트 5228개 중 85%인 4429개가 비규격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부실관리 비난을 비롯해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대구 시내버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대구 시내버스정류장 내 버스운행관리시스템(BMS) 오류로 버스정보안내기가 작동을 멈췄고 대구시가 감사를 벌인 결과 시스템 관리소홀, 작업규정 미준수, 제품 구입 적격심사 부당처리 등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또 불친절 등 서비스 불만도 여전히 높다.
대구시 관계자는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며 "현재 대중교통 요금은 수년째 인상이 없고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 인상이 필요한 시점인 것은 맞다"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대구시 시내버스·지하철 요금 인상 카드 '만지작' 부실관리, 불친절 등 인상 걸림돌 많아
입력 2016-10-05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