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강타한 태풍 '차바'는 제주에 초속 40m의 강풍과 물폭탄을 퍼부으며 곳곳에 상당한 피해를 남겼다.
높은 파도로 항내에 정박했던 어선 2척이 전복되고, 요트 1척이 침몰하는가 하면 제주항에 정박 중인 어선에서 1명이 실종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실종자는 외국인 선원으로, 어선을 안전조치 하려다 바다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일 0시 40분쯤에는 서귀포시 하예포구에 정박 중이던 서귀포 선적 유자망 어선 C호(5.7t)가 전복됐고, 서귀포시 화순항에서는 3.5t 규모 어선 H호가 전복됐다.
제주시 애월항에서는 정박해 있던 길이 18m 요트 P호(19t)가 침몰했다.
차바가 일으킨 강풍은 대형 풍력발전기 날개까지 부러뜨렸다.
오전 6시 56분에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국가풍력실증연구단지에 있는 2기의 풍력발전기 중 1기의 날개가 부러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하늘길도 막혔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오전 7∼10시 국내외 항공편 42편이 태풍특보로 운항을 취소하면서 승객 6500여명의 발이 묶였다.
공항공사측은 오전 10시 이후에 항공기 운항이 점차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제주공항에 내려진 태풍특보는 낮 12시쯤 해제될 예정이다.
폭우와 강풍으로 학교 시설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물탱크와 방화문이 파손되고, 학교 울타리가 파손되는 등 도내 27개교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무실과 복도·보건실 등이 파손돼 누수가 됐고, 테니스장 펜스가 넘어지면서 옆 가정주택을 덮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