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제주 강타, 피해 속출

입력 2016-10-05 08:33
 태풍 ‘차바’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강풍에 가로수가 뿌리 채 뽑히는가 하면 4만9000가구가 정전되고 정박해놓은 어선이 전복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중국 국경절을 맞아 제주를 방문하려했던 유커 4000여명도 항공편과 크루즈 선박이 결항해 발길을 돌렸다. 제주시 고산지역은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56.5m를 기록했다.

 5일 오전 4시에는 제주시 노형동의 한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강풍에 넘어져 인근 빌라를 덮쳤다. 이 사고로 빌라 주민 6가구 8명이 노형동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항공편도 차질을 빚어 이날 오전 7~10시 운항예정이던 제주공항의 국내외 항공편도 결항됐다.

 강한 비바람으로 4일 밤부터 5일 오전까지 서귀포시 법환동·하원동·서홍동·표선면·토평동, 제주시 구좌읍·한경면·조천읍 등 도내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정전된 가구는 총 4만9000여 가구로, 이 가운데 9000여 가구는 복구가 완료됐고, 나머지는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강풍에 나무가 전신주 쪽으로 쓰러지며 서귀포시 하원동 일대 558가구가 정전됐고, 법환동 일대에서도 강풍에 야자수가 쓰러지며 전신주를 건드려 884가구가 정전됐다 복구됐다.

 서귀포시 서홍동에서도 148가구가 정전됐고, 해군 제주기지전대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가 주요시설은 자가발전기로 복구됐다.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제주시 한천이 넘쳐 한천교 일대에서 물이 역류, 차량이 침수됐고 한천 하류에 세워둔 차들이 물에 휩쓸리면서 뒤엉켜 큰 혼잡을 빚었다.

 제주시 산지천도 한때 범람 직전 위기 상황에 이르면서 하류 남수각 일대 주민 대피경보를 내렸다가 현재는 주민 대피령이 해제됐다.

 도심속 휴양지로 유명한 제주시 월대천도 범람해 하류에 위치한 펜션과 가옥이 침수되면서 관광객들이 긴급 대피했다.

 서귀포에서는 정박해놓은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5일 오전 0시 40분쯤에는 선박을 정박해 놓을 때 줄을 묶어두는 기둥인 비트가 부러지며 서귀포시 하예포구에 정박 중이던 서귀포 선적 유자망어선 C호(5.7t)가 전복됐다.

 비상대기 중이던 해경 122구조대 등은 현장에 출동, 선장과 함께 선박 고정 작업을 벌여 오전 1시 30분께 완료했으며 해양오염이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도교육청은 학교장 판단에 따라 등·하교 시간을 조정할 것을 각 학교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유치원 3곳과 초등학교 23곳, 중학교 17곳, 고등학교 16곳, 특수학교 2곳 등 58개교가 등교 시간을 20분∼2시간 30분 늦춰 오전 8시 40분∼11시 30분으로 조정했다. 

 세화고, 제주여중, 한림중 등 3개교는 5일 오후 하교 시간을 다소 앞당길 방침이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