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제주시 한천 범람해 차량 수십대 휩쓸려

입력 2016-10-05 08:25

제18호 태풍 차바가 제주도에 상륙하면서 내린 호우로 5일 새벽 제주시 용담동 한천이 범람해 주변에 세워졌던 차량 70대가 휩쓸렸다.

 또 제주시 산지천 하류에 있는 남수각은 한 때 범람직전까지 가 지역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두 하천의 수위가 낮아지고 있고 지역주민들은 대피를 하지 않고 관망중이다. 가슴이 덜컹했던 제주도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들이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 대피명령을 해제하고, 이 두 하천에 요원들을 파견해 정확한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제주시 재난상황본부에 따르면 이 두곳의 범람위기는 5일 새벽 3시10분쯤 제주시 4대 하천인 산지천과 한천 등 저류지 12곳의 범람을 막기 위해 순차적으로 개방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새벽 4시20분쯤 한천 1교가 범람하면서 인근 한라아파트 앞 도로가 침수되기 시작해 이 지역 교통이 통제되기 시작했고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앞서 새벽 4시10분에는 산지천 남수각 바로 위까지 빗물이 차기 시작하면서 범람이 우려되면서 대피방송을 통해 일도1동 문화의 집과 동주민센터로 대피하도록 했다. 이후 수위가 낮아지면서 범람위기는 피할 수 있었다.

 4시30분에는 한천 제2동산교 터미널 인근 맨홀에서 빗물이 넘쳐 도로로 범람하면서 교통통제가 이뤄졌고 빗물 도로범람으로 주변에 주차해 있던 차량70여대가 10m 정도 휩쓸리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곳의 범람위기는 2007년 9월 제주시를 침수시켰던 태풍 나리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 이 두 곳은 나리 당시 범람했던 곳이다.

 태풍 나리 때 제주 윗세오름엔 568mm의 물폭탄이 떨어졌고 고산 지역엔 순간 최대풍속 초속 52.1m를 기록했었다. 당시13명이 숨졌고 재산 피해는 769억원에 이르렀다.

 5일 오전 5시 현재윗세 오름에는 522.5㎜, 진달래밭에는 448.5㎜의 비가 내렸다. 나리 당시의 물폭탄과 비숫하게 내렸다.
제주=주미령 기자